무설자의 에세이 차이야기 1018
부산의 도심에 있는 차나무에서 인연을 느끼다
부산의 중심가인 서면이 지척인 가야에 사무실이 있습니다
지명이 가야라는 큰 이름을 쓰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지명을 가지게 된 것일까요?
뒷산의 이름도 해인사가 있는 가야산과 같이 쓰고 있답니다
'伽倻'
부산은 옛 가야국의 영토였는데 그 큰 나라 이름이 이 동의 이름으로 쓰고 있으니 참 궁금합니다
다음 블로그 '이 고뇌의 강을 건너'에 이성수씨는 부산진구 가야동의 유래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부산시 부산진구 가야동(伽倻洞)은 석가세존이 성도하신 인도의 부다가야(Buddha Gaya 佛陀伽倻)에서 유래한다
부다가야는 불교 4대 성지(聖地)의 하나로 인도 북동부 비하르주 팔구다디강에 있는 마을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부다가야의 보리수 아래에서 6년 수행을 하고 깨달음을 얻어 붓다(Buddha·覺者·깨달은 이)가 되니 이날이 음력12월8일 성도절이다.
가야산 아래 자리잡은 부산시 부산진구 가야동은 면적 3.19㎢, 인구 6만6천여명으로 서기 562년까지 가야국(伽倻國)이 존재했다.
옛이름은 가야골로 1896년(고종33년) 부산시에, 1914년 동래군 서면에, 1936년 부산부에, 1957년 부산진구에 속했다.
가야동에는 가야산·가야교(橋)·가야공원·가야산(寺)·가야암(庵) 등이 있어 석가세존의 성도와 인연이 깊은 땅이다.
이런 인연의 땅에 사무실이 있습니다
큰 길가라 하지만 번화가가 아닌지라 주변에 식당이 변변치 못해서 점심 먹으러 가는 길이 멀지요
왕복 1km 이상을 걸어서 가기도 합니다
찻물은 집이 있는 승학산 자락의 정각사의 약수를 길어서일주일에 두어번 떠오는 데 물이 떨어지는 날은 생수를 쓰니 번거럽습니다
그런데 점심 먹으러 가는 식당 인근에 있는 절에 좋은 물을 만나서 그 물도 자주 길어 옵니다
이날도 점심을 그 식당에서 먹고 길을 따라 산책삼아 산으로 올랐습니다
가야산 자락을 살피며 모처럼 따뜻한 봄을 즐기며 걷습니다
그런데 눈에 익은 나무를 발견했습니다
소나무 대나무와 함께 자라고 있는 차나무입니다
금정산에 차나무가 자라고 있고 그 인근에 차밭골이라는 지명이 있긴 하지만 이곳에 차나무가 있다니요
차를 마시는 사람으로 제가 있는 근처에 차나무가 있다하니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이 자리는 북향인 자리라 햇볕도 차가 자라기에 적당하게 들 것 같습니다
가까이 가서보니 제법 잘 자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새순이 한참 올라오고 있습니다
잎을 따서 차를 만들어도 될 것 같아 보입니다
잎이 두텁고 가장자리에 톱날이 발달된 것을 보아 장군차와 닮아 보입니다
김해에서 자라는 장군차는 화계 차나무와는 다른 중엽종이라고 합니다
이 찻잎도 상당히 큽니다
이 차나무가 있는 가야산 대원사입니다
부산에 있는 절 중에서 이렇게 일주문을 근사하게 세운 절은 흔치 않습니다
안에 들어가보면 큰 절이 있을 것 같지요?
이렇게 절로 올라가는 길을 따라 차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올해는 5월 21일이 부처님오신날이니 벌써 등을 달아 부처님 오심을 반기고 있습니다
인연의 등, 자비의 등...
절 안에 이르니 부도탑이 서 있는데 환운당 자월선사 사리탑이라고 합니다
호사스럽지 않게 스님의 흔적을 기리기에는 아주 좋아 보입니다
홍윤식 박사님이 쓴 탑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절은 아주 조촐합니다
아직 제대로 된 목조건축물도 없이 모습을 갖추지 않은 절이지만 학생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스님이 형식보다는 내실을 중히 여기는 분인 것 같습니다
부처님이 고행하시고 성도하신 가야산의 지명
차나무
덕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의 스님
이제 시간을 가지고 스님을 한번 뵈어야겠습니다
저와 인연이 닿을 수 있는 여건을 두루 갖추고 있으니 새로운 차 마시기의 에피소드가 생길 것 같습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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