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16

창으로 닫혀 있는 집 아파트, 문으로 열려 자연과 소통하는 단독주택

무설자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집 이야기 16 창으로 닫혀 있는 집 아파트, 문으로 열려 자연과 소통되는 단독주택 -'창문'으로 세상과 不通되는 집 아파트와 '문'으로 열려 내외부가 하나 되는 단독주택 ‘우리집’ 주인에게는 가랑비, 손님은 이슬비 주인의 입장에서는 마뜩잖은 손님이 영 돌아갈 기색을 보이지 않는데 때마침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주인은 얼씨구나 손이 어서 가주길 바라는 마음을 실어 ‘가랑비’가 내린다고 했겠다. 왠 걸 손님은 그 뜻을 알아차리고는 ‘이슬비’가 내린다며 더 있고 싶은 의중을 전했다나 어쨌다나. 손님의 왕래가 잦았던 시절의 우스개 얘기라 요즘 아파트 살이에서는 실감이 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예로부터 집은 손님이 자주 들어야 흥하는 기운이 돌고, 객의 발걸음이 끊어지면 기운이 쇠..

돈만 주면 살 수 있는 아파트와 내가 지어서 사는 단독주택은 무엇이 달라야 할까?

靜中動의 運氣로 푸는 단독주택의 구성, 세 영역으로 나누어 얼개짜기-프롤로그 돈만 주면 살 수 있는 아파트와 내가 지어서 사는 단독주택은 무엇이 달라야 할까? 아파트로 대표되는 공동주택이 끝없이 지어지고 있다. 공동주택의 시작은 단독주택이 여러 채 모인 저층 연립주택이었다. 하지만 이제 해운대의 엘시티는 백 층에 가까운 ‘울트라 슈퍼’ 초고층 공동주택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부산의 도심을 거의 점령해 가고 있는 수십 층의 초고층 공동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그 ‘하늘집’에서 행복할 수 있을까? 진화하지 않고 퇴화되는 ‘집’인 아파트 과거의 판상형 아파트가 경관이 아름답지 못하다고 해서 부산시에서는 경관심의에서 탑상형 빌딩스타일을 권장했다. 하지만 판상형과 다르게 탑상형 아파트는 집안에 바람이 제대로 통하지 ..

心閑齋, 한옥의 전통을 잇는 사랑채를 들이다-‘우리집’으로 짓는 단독주택 心閑齋이야기 5

‘우리집’으로 짓는 단독주택 心閑齋이야기 5 心閑齋, 한옥의 전통을 잇는 사랑채를 들이다 심한재 공사가 준공이 기약 없이 늘어지니 건축주는 속이 탄다. 시공자가 정성을 다해 짓느라 늦어지는 공기를 독촉할 수 없지 않는가. 평생 살 집을 짓는데 몇 달 늦어지는 것이 대수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건축주는 미리 잡아둔 이사 계획이 복잡해졌다. 집을 세 채 짓고 저승에 가면 무조건 천당행이라는 얘기가 있다. 집을 짓는 일이 얼마나 힘 들고 어려운 일이기에 지옥체험이라는 비유를 드는 것일까? 심한재 건축주는 공기가 늘어진 것 말고는 그다지 힘든 일은 겪지 않았으니 전생에 공덕을 많이 쌓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유월 중에는 준공검사를 받을 수 있겠지만 외부 공간 공사는 건축주가 직접 해야 하므로 실제 준공은 언제가 될지..

손님이 며칠이라도 머물고 싶은 단독주택-가랑비와 이슬비

손님이 며칠이라도 머물고 싶은 단독주택 -문으로 열려 내외부가 하나 된 ‘우리집’ 주인의 입장에서는 마뜩잖은 손님이 영 돌아갈 기색을 보이지 않는데 때마침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주인은 어서 가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실어 ‘가랑비’가 내린다고 했더니, 손님은 그 뜻을 알아차렸는지 ‘이슬비’가 내린다고 응수하면서 더 있고 싶다는 의중을 전했다고 한다. 손님의 왕래가 잦았던 시절의 우스개 얘기라서 요즘 같은 아파트 살이에서는 실감이 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예로부터 집에 손님이 자주 들어야 흥하는 기운이 돌고, 객의 발걸음이 끊어지면 기운이 쇠한고 여겼다. 한옥 대문을 보면 안으로 향해 여닫게 되어 있다. 이것은 들이기는 하되 내보내지 않겠다는 뜻이 숨어 있는 것이다. 열고 닫히는 방향이 집 안으로 향하는..

집에 집이 없어야 하는 이유

무설자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집 이야기14 집에 집이 없어야 하는 이유 자연은 견성정(見性情)의 대상이다. 그 대상 앞에서 집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해야 할까? 많은 시들은 집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의 감각적인 대상들을 즐겨 노래한다. “빈창에 눈보라 치고 촛불 그물거리는 밤 달빛에 걸러진 솔 그림자 지붕 머리에 어른댄다 밤 깊어 알괘라! 산바람 지나가는 줄 담 너머 서석 거리는 으스스 댓잎소리... “ (이우, 눈보라 치는 밤에) 놀랍게도 시 속에는 집이 없다. 시인도 자신의 집에 살았으련만, 그의 집은 온데간데없다. 존재는 있으되 그 모습은 온전하게 드러나 보이지 않는다. 그저 있다면 창이나 툇마루나 정자, 지붕만이 정경 속에 묻혀 있을 뿐 집이나 바람, 구름, 달과 새와 함께 배경으로 존재한다.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