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반건축사사무소 75

우리 건축사회 새 회장, 회원들의 생존권을 사수하라

대한건축사협회 새 회장이 선출되었다. 역대 처음 3선에 도전했던 석정훈 후보를 박빙으로 누르고 김재록 후보가 34대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석정훈 32대, 33대 회장은 3선 연임의 당위성을 지난 임기 중에 진행해 온 민간건축물 설계대가 법제화를 관철시키겠다는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건축사의 밥그릇, 민간건축물 설계대가 법제화가 우리 건축사에게 얼마나 절실했는지 무모해 보이던 3선 회장 도전이 득표율에서 불과 3%의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판가름 났음을 보면 알 수 있다. 밥은 먹고 살아야 하는데 건축사로 살아가는 현실은 개점휴업 상태로 사무소 유지마저 힘 드니 미래는 내다볼 수 없이 암울한 지경이다. 민간건축물 설계비가 30년 전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데도 일이 없는 걸 한탄하고 있으니 건축사라는 직업..

싱글맘이 짓는 단독주택 11-창호에 대하여

집을 지으면서 가장 돈을 아끼지 않아야 할 자재는 어떤 것을 들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단 하나로 딱 떨어지는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다. 그야말로 사람마다 주관적인 선택을 할 수 있으니 우문이라 할 수 있다. 설계를 하면서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내 답을 얘기하자면 창호이다. 창호는 창과 문을 통틀어 이르는 말인데 선택 장애를 일어킬 정도로 다양한 제품이 있다. 디자인도 그렇지만 가격대도 다양해서 지불해야 할 적정한 값을 정하는 것도 어렵다. 창호는 쾌적한 실내를 지키는 첨병 나는 왜 집 짓기에서 돈을 아끼지 않아야 할 자재로 창호를 선택했을까?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한데 집을 구성하는 하드웨어에서 움직이는 건 창호뿐이기 때문이다. 현관문을 통해 집으로 드나드는 현관문, 마당으로 나가고 들어오는 거..

싱글맘이 짓는 단독주택 12-설계자가 된 사연

처음에는 동녘길 단독주택 설계 작업에서 계획 설계 과정까지만 참여하기로 했었다. 건축주가 세운 집짓기 예산에서 책정된 설계비 범위를 고려해서 내 역할을 그만큼 잡기로 했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제안한 경량철골을 골조로 짓는 집이라면 시공자가 주도하는 집짓기라서 설계와 행정을 분리해 설계비를 줄일 수 있도록 계약 방식을 제안했었다. 내가 맡은 계획 설계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건축주의 다급한 요청이 들어왔다. 경량철골로 짓는 단독주택 전문업체에 개략 공사비를 문의해 보았는데 예산을 초과한다는 것이었다. 집은 꼭 지어야 하는데 준비할 수 있는 예산을 넘어선다니 건축주에게 이보다 답답한 일이 또 있을까? 경량철골 주택을 전문으로 짓는 지인이 있어 최근 공사비를 문의를 해보았다. 그런데 지인도 건축주가 알아본 공사비..

건축 설계비 싸게 잘해 드린다는 말

세상에 싸고 좋은 게 있을까? 싸고 좋은 걸 두고 가성비가 좋다고 한다. 과연 싸고 좋은 게 어디 있을까? 요즘 온라인 쇼핑에 중국 업체가 들어와서 지각변동을 일어 키고 있다. 처음에는 한 곳이더니 이어서 한 곳이 더 늘어 소비자를 끌어들이려는 광고가 인터넷 망에 도배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하면서 질 좋은 제품을 찾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도 싼 가격에 흥미를 가지고 배송받아 써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버릴 생각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몇 천 원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 너무 많아서 만 원이면 두세 개를 살 수 있다. 꼭 사야 할 물건은 가격도 중요하겠지만 만족할 수 있는 성능을 우선으로 두어야 할 것이다. 아마도 십만 원 이상인 물건이라면 구매를 결정하면서 신..

싱글맘이 짓는 동녘길 단독주택 10-집만큼 작은 마당에 담을 넉넉한 행복

단독주택에 지어 살고 싶은 이유가 마당을 밟으며 사는 걸 꿈꾸었기 때문이라는 사람이 많다. 잔디 깔린 마당이 있는 빨간 지붕 집, 저녁이면 연기가 피어오르는 굴뚝까지 있어야 그림이 된다. 그래서 넓은 마당에 잔디가 초록 초록 깔려야 바라던 집으로 그림이 완성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싶다. 마당이 우리 주택의 정체성인 걸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처럼 마당에 진심인 집을 가진 나라는 없을 것이다. 어느 나라나 할 것 없이 실내 공간 위주로 집을 쓴다. 다른 나라의 단독주택은 외부 공간을 정원으로 꾸미거나 중정을 두어 채광이나 통풍을 위한 역할을 도모할 뿐이다. 우리나라 주택의 원형은 조선시대 한옥에서 찾으면 되는데 마당의 역할을 주목해 보자. 한옥의 마당은 요즘 집처럼 넓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