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동녘길 단독주택 설계 작업에서 계획 설계 과정까지만 참여하기로 했었다. 건축주가 세운 집짓기 예산에서 책정된 설계비 범위를 고려해서 내 역할을 그만큼 잡기로 했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제안한 경량철골을 골조로 짓는 집이라면 시공자가 주도하는 집짓기라서 설계와 행정을 분리해 설계비를 줄일 수 있도록 계약 방식을 제안했었다. 내가 맡은 계획 설계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건축주의 다급한 요청이 들어왔다. 경량철골로 짓는 단독주택 전문업체에 개략 공사비를 문의해 보았는데 예산을 초과한다는 것이었다. 집은 꼭 지어야 하는데 준비할 수 있는 예산을 넘어선다니 건축주에게 이보다 답답한 일이 또 있을까? 경량철골 주택을 전문으로 짓는 지인이 있어 최근 공사비를 문의를 해보았다. 그런데 지인도 건축주가 알아본 공사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