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차 28

명차의 발견

판결을 내리겠습니다 서초동 소년 법정에서 열여섯 살 소녀가 재판을 받고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오토바이를 훔쳐 달아난 것이 기소 이유였습니다. 소녀는 작년 가을부터 14건의 절도, 폭행을 저질러왔기에 이번에는 무거운 법정형을 받을 것이 예상되었습니다. 중년의 여성 부장판사가 들어왔습니다. "판결을 내리겠습니다." 판사는 소녀를 향해 말했습니다. "앉은 자리에서 내가 하는 말을 따라 힘차게 외쳐 보렴.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멋있다." 예상치 못한 재판장의 요구에 소녀는 머뭇거렸습니다. 판사는 더 큰 소리를 자기를 따라하라고 했습니다. "나는 이 세상에 두려울 게 없다.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다." 큰 목소리로 따라 하던 소녀는,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다' 라고 외치면서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습..

좋은 차 얻는 법

맛깔나는 감사표현! 단골로 가는 식당이 있습니다. 내 입맛에 착 달라붙는 맛있는 음식을 먹다보면 참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그래서 얼마 전 식사 후에 포스트잇에 감사의 몇 글자 적어 주방장에게 전달했습니다. "세종대왕 한글 창제이후 먹어본 최고의 음식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음에 갔을 때에도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노아의 홍수이후 이렇게 푸짐하게 먹어본 건 처음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몇 일전 식사를 하고 있는데 주방장이 직접 몇 가지 맛있는 음식을 들고와서 인사를 합니다. "이렇게 멋지게 칭찬을 해준 분은 처음입니다." 저는 우스개소리로 감사는 고리대금업이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되로 주고 말로 받으니깐...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

차를 수직으로 대하는가? 수평으로 마시는가?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008 차를 수직으로 대하는가? 수평으로 마시는가? 차를 마시는 데에도 수직과 수평이 있다. 차에 무슨 수직과 수평이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다. 다인들과의 차를 마시면서 느끼는 정서를 살펴보니 이런 표현을 해보게 된다. 나처럼 30년 넘도록 차를 마셨지만 그냥 좋아서 가까이 할 뿐 어떤 선을 넘기지 않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또 차 마시기를 마치 도 닦는 수련처럼 오랫동안 집중하면서 마시는 사람도 있다. 어떤 분은 차를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유통하는 단계까지 세밀히 살피기도 한다. 나는 차를 어떤 잣대로 재가면서 마시는 정서가 아니라서 손에 닿는대로 마시고 있다. 하지만 공부를 하듯 차를 대하는 분들은 그가 설정한 기준에 의해 차를 평가해 내기도 한다. 그래서 요즘 그런 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