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짧은 차 이야기

명차의 발견

무설자 2012. 8. 29.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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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을 내리겠습니다
서초동 소년 법정에서
열여섯 살 소녀가 재판을 받고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오토바이를 훔쳐 달아난 것이
기소 이유였습니다.

소녀는 작년 가을부터 14건의 절도,
폭행을 저질러왔기에
이번에는 무거운 법정형을 받을 것이
예상되었습니다.

중년의 여성 부장판사가 들어왔습니다.
"판결을 내리겠습니다."
판사는 소녀를 향해 말했습니다.

"앉은 자리에서 내가 하는 말을 따라 힘차게 외쳐 보렴.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멋있다."

예상치 못한 재판장의 요구에
소녀는 머뭇거렸습니다.
판사는 더 큰 소리를 자기를 따라하라고 했습니다.

"나는 이 세상에 두려울 게 없다.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다."

큰 목소리로 따라 하던 소녀는,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다' 라고 외치면서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감호위탁이 아닌
'법정에서 일어나 외치기' 판결..
판사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소녀는 작년 초까지만 해도
홀어머니와 함께 어렵게 살림을 꾸려가면서도
반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발랄한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작년 초 귀가 도중
남학생 여러 명에게 끌려가 집단 폭행을 당하면서
불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소녀는 후유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고,
비행청소년과 어울리면서
범행을 저지르기 시작했습니다.

판사는 말했습니다.
"이 아이는 가해자로 재판을 받고 있지만,
이렇게 삶이 망가진 이유를 알면
누가 이 아이에게 손가락질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이 아이의 행복을 다시 찾아주어야 합니다."

판사는 눈물이 범벅이 된
소녀를 앞으로 불러 세워
손을 강하게 잡아주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꽉 안아주고 싶지만
너와 나 사이에 법대가 가로막혀 있어
이 정도밖에 할 수 없구나. 미안하다."

- 김귀옥 부장판사의 '아름다운 명판결' 에서 -



우리 사람은
사랑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

- 미워하면 허물만 보이고 사랑하면 좋은 점만 보인다.
 =============================사랑밭 새벽편지에서 퍼 옴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120829

명차의 발견

 

 

 가끔 노차를 마실 기회가 있습니다. 보이차를 오래 마신 고수의 차실일 수도 있고 다회일 수도 있습니다. 노차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현실에서 만나는 자리입니다

 

그 자리에 참석한 분들 중에 환호성을 지르는 분도 있습니다. 역시 노차는 다르다며 우려 마시고 난 엽저를 싸가기도 합니다. 내일은 차를 마시기가 어렵겠다며 입맛을 다시기도 하지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저는 그런 느낌을 표하지 못합니다. 제가 숙차를 너무 좋아해서 그런 걸까요? 아니면 아직 노차맛을 제대로 음미하지 못해서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제가 탄성을 지르는 자리는 숙차를 마시는 자리입니다. 제 취향의 숙차맛과 다른 특별한 향미를 느꼈을 때입니다.비싸다거나 진기가 오랜 차가 아닐 때 특히 그렇습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맛이 있을 것입니다. 숙차에서 평상시에 즐기는 맛보다 더 괜찮은 차를 만났을 때 혼자 감탄하는 그 기분, 저는 그 때 내심...'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그 느낌이 드는 건 왜 일까요?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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