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차 28

보이차의 절대 평가와 상대 평가

말에도 색깔이 있다 한 이발사가 자신의 기술을 전수하기 위해 젊은 도제(제자와 같은 말)를 한 명 들였습니다. 도제 이발사는 열심히 이발 기술을 전수받았고 드디어 첫 손님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배운 모든 기술을 최대한 발휘하여 첫 번째 손님의 머리를 열심히 깎았습니다. 그러나 거울로 자신의 머리 모양을 확인한 손님은 투덜거리듯 말했습니다. "너무 길지 않나요?" 손님의 말에 도제 이발사는 답변도 하지 못하고 당황한 듯 서 있기만 한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스승 이발사가 미소를 지으며 손님에게 말했습니다. "머리가 너무 짧으면 사람이 좀 경박해 보인답니다. 손님에게는 지금처럼 조금 긴 머리가 정말 잘 어울리는데요." 그 말을 들은 손님은 기분이 좋아져 돌아갔고 이후 두 번째 손님이 이발소로 ..

보이차 입문 2 – 숙차는 어떤 차일까?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10916 보이차 입문 2 – 숙차는 어떤 차일까? 보이차는 그 정체를 한 마디로 이야기할 수 없는 정체불명의 차이다. 동그랗게 덩어리져 있는 차 한 편이 수 억 대가 넘는다고 하는데다 몇 만 원하는 차도 있다. 350g정도에 일억이라고 하면 1g에 30만 원 가까이 되니 3g을 우리면 100만 원을 마신다는 얘기다. 이런 차를 마시는 사람도 있을까 싶지만 나도 마셔본 적이 있으니 빈말은 아니다. 보이차는 후발효차로 분류가 되어서 시간이 갈수록 차의 향미가 달라지는 특성이 있다. 후발효차와 달리 녹차나 청차 등 일반적인 차는 유통기한이 지나면 향이나 맛이 떨어져 마시지 않는다. 그렇지만 호남성 등에서 나는 흑차류나 보이차는 유통기한 없이 오래되면 될수록 가치가 올라가게 된다...

보이차 입문 1 - 어떤 차를 마셔야 할까?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10909 보이차 입문 1 - 어떤 차를 마셔야 할까? 아직도 보이차에 대한 접근은 구불구불 비포장 산길을 방황하는 것처럼 길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보이차의 명성은 이런저런 얘기로 알려져 있지만 막상 보이차를 마셔보려고 하면 시작조차 오리무중이라는 사람이 많다. 그러다보니 보이차에 익숙해질 때까지 치러야 하는 시행착오는 만만찮아 보인다. 보이차는 대부분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교과서적 견문은 어느 정도 넓힐 수 있을 것이라 보아진다. 하지만 그렇게 알게 된 보이차와 실제 차 생활을 일대일로 대응하기까지는 가야할 길이 험난하다고 밖에 말 할 수밖에 없다. 그 시행착오 중에 가장 어려운 건 역시 마음에 드는 보이차를 손에 넣는 게 될 것이다. 보이차는 이런 저런 이름과 멋진 ..

대평 동몽童夢-노차의 향미를 잊어도 좋을만한 노반장숙차

무설자의 에세이 숙차시음기 210304 대평 동몽童夢 - 노차의 향미를 잊어도 좋을만한 노반장숙차 에피소드1-고수차모료 숙차 2009년에 동몽同夢이라는 숙차를 선물로 받았다. 후배의 지인이 곤명에서 귀국하면서 가져온 차였는데 보이차에 막 입문했던 때 였는지라 충격을 받았다. 고수차라는 이름의 의미도 제대로 몰랐는데 고수차 모료로 만들었다는 그 숙차는 값싼 차라는 숙차에 대한 인식에 혼란을 불러일어켰다. 지금은 고수차 모료로 만든 고급숙차를 어렵잖게 만날 수 있지만 그 때는 차산지가 표기된 숙차도 드물었었다. 2006년 차였던 동몽을 2009년에 받아서 마셨는데 겨우 3년 지난 숙차에서 숙미가 거의 없었다. 어쩌면 숙차에는 적당한 숙미가 있어야 제맛이 난다고 받아들였기에 처음 만나는 특별한 숙차에 의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