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 990

보이차 멘토링

보이차는 아주 저렴한 차라서 누구라도 경제적인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다. 그런데 또 누구는 너무 비싸서 마시는 게 부담스러운 차라고도 한다. 누구는 저렴한 차라고 하고 또 다른 사람은 부담이 갈 정도로 비싸다고 하니 어느 말이 옳은 걸까?     정답은 다 맞는 말이라 할 수 있다. 둥근 모양으로 종이 포장지에 싸인 보이차는 어느 차 할 것 없이 비슷비슷해 보인다. 그런데 가격에서는 한 편에 만 원부터 백만 원 이상 하는 차까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술 더 뜨면 사람에 따라서 몇 만 원짜리가 몇 백만 원 하는 차보다 더 맛있다고 하니 참 희한한 차가 보이차이다.     한 편을 끝으로 더 이상 보이차를 못 마시게 된 사람      오래전에 만났던 모 대학 교수는 선물로 받았던 보이차가 떨어지자..

보이차를 마실 때 우리집에서 일어나는 일

온라인 카페에서 인연을 맺어 절친 다우라고 할 만큼 가깝게 지내는 분이 있다. 다우는 내가 차 관련 카페에 올리는 글마다 정성 어린 댓글을 붙여 주는 분이다. SNS에 글을 올리고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하겠지만 ‘좋아요’라는 반응도 쉽지 않은데 댓글을 받는 건 희유하다고 할 정도이다.          댓글로 주고받는 대화지만 오랫동안 얘기를 나누다 보니 그분의 일상도 어느 정도 짐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댓글로 나누는 정은 메시지와 통화로 이어지고 마침내 만남의 자리까지 가지게 되었다. 안산에서 부산, 일흔이 넘은 연세인데 다우 부부는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여섯 시간을 운전해 나를 찾아오셨다.       보이차 스승님을 뵈러 왔다는 다우      다우는 나를 보이차 스승님이라고 깍듯하게 불러 주신다. ..

할아버지 차 주세요

보이차를 다반사로 마시기를 권하는 글을 연재하게 되었으니 필자의 차 생활을 먼저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나의 일상은 하루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보이차와 함께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침에는  따뜻한 보이차 숙차를 마시면서 경전을 필사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저녁 시간에는 생차의 향을 음미하며 명상의 시간을 가지며 마무리된다.    나에게 보이차를 마시는 건 취미 삼아 어쩌다 하는 일이 아니라 다반사라는 말처럼 세끼 밥 챙겨 먹듯이 하는 일상이다. 집에서 쉬는 시간에도, 사무실에서 일하는 중에도 찻물 끓는 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차 마시며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대화를 나누고, 업무 시간에도 차와 함께 하고 있으니 내 시간은  빈틈없이 꽉 채워 보내는 셈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준 ..

보이차를 아십니까?

요즘은 거리에 잘 보이지 않지만 “도를 아십니까?”라고 하면서 접근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도는 인생에서 마땅히 가야 하는 正道정도를 이르는 말일 것이다. 사람이 마땅히 가야 할 길, 정도를 일러주려는 간절함이라고 느껴져서 그 사람들에게 반색을 했다가 悟道오도가 아니라 잘못된 길로 誤導오도되어 난처하게 된 사람도 적잖은 걸로 알고 있다.      나는 내 주변 지인들에게 “보이차를 아십니까?”라며 적극적으로 차 생활을 전도하고 있다. 보이차를 통해 차 생활을 권하는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보이차라는 특정한 차를 권하는 게 아니라 차 생활을 하게 되면 인생의 참 재미를 찾게 될 것이라며 바람직한 길로 전도하고 있는 걸로 여기고 있다.      할아버지 차 마실까요? 2020년에 손주가 태어나면서 나도 ..

편지가 동봉된 생일 선물을 받고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40628편지가 동봉된 생일 선물을 받고   생일이 되면 가까운 사람보다 멀리 사는 사람들이 축하 메시지를 보내온다. 카톡에 생일이라고 알려주는 문명의 이기 덕분에 축하를 받게 된다. 카톡으로 건조한 멘트가 담긴 축하를 받아도 무소식보다 마음에 파장이 인다. 카톡 메시지보다 전화 통화로 축하 안부를 전하면 더 반갑다. 생일날 전화를 넣어 축하드린다는 인사를 하는 사람이 있었다. 지난 겨울방학을 이용해 현장 실습을 했었던 대학생이다. 대학 3학년의 겨울방학은 온전히 자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마지막 방학이다. 그런데 실습 요청을 해 와서 수락을 받아 두 달 간 우리 사무실에서 함께 했던 학생이다. 그 학생은 학교에서 흡족하게 배우지 못했다며 건축사사무소에서 현장 실습을 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