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 995

다연회 2024년 구월 다회 후기-밤비소리 들으며 다우들과 나누는 정담이 즐거웠던 찻자리

다연회 2024년 구월 다회 후기밤비소리 들으며 다우들과 나누는 정담이 즐거웠던 찻자리  지독한 더위가 쉽사리 자리를 내주지 않습니다. 입추는 속여도 처서는 빈 소리를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올해는 옛말도 소용없이 한낮 더위는 35도를 찍고 있네요. 오랜만에 단비가 내리는데 더위는 기세를 낮추지 않는 오늘이 다회 날입니다.     멀리서 오는 다우가 두 분이나 있어서 비를 뚫고 올까 살짝 염려했습니다. 오늘 참석할 다우는 응관님, 상희님, 백룡님, 서영님, 선영님과 조금 늦어도 참석한다는 대명님과 저 무설자로 일곱 명입니다.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다회에는 빠질 수 없다며 제시간에 집합입니다.    오늘은 홍차를 주제로 삼아 홍차의 원조 정산소종, 최고급 홍차 금준미, 세계 3대 홍차 기문홍차, 대세홍..

357g 보이차 한 편에 2억, 후발효차의 가치

나에게 보이차에 대해 가르침을 주셨던 분은 이제 고인이 되셨다. 그분은 오래 묵힌 보이차인 노차를 즐겨 마셨다. 만든 지 30년 이상 된 생차를 노차라고 하는데 찻값도 비싸거니와 진품을 알아보는 게 더 어렵다. 그렇지만 3년 전에 마셨던 차의 맛을 기억해 내는 분이었으니 그에게는 노차의 진품 여부는 별 문제가 아니었다.      이 분이 몹쓸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나기 전 몇 달을 앞두고 홍인이라는 노차를 볼 기회가 있었다. 홍인은 1950년대에 만들어졌는데 노차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분이 홍인을 마셔보지 않았을 리 없었겠지만 온전하게 보관되어 개봉되지 않은 차는 처음이었다. 그는 지금 마셔볼 수 있는 최고의 노차인 홍인을 보러 가면서 명대 골동품 찻잔을 선물로 준비했다고 한다.      노차라고..

대엽종 찻잎이 만들어내는 독존의 향미, 보이차

생강차, 율무차, 계피차도 '차'라고 명함을 들이밀지만 차는 차나무 잎으로 만들어진 고유한 음료이다. 녹차, 홍차, 우롱차, 보이차가 다 차나무 잎으로 만든 엄연한 '차'라는 건 알아야겠다. 그렇지만 녹차는 소엽종, 우롱차는 중엽종, 보이차는 대엽종 차나무 잎으로 만드는데 왜 그런지 알게 되면 차 생활의 깊이를 더할 수 있을 것이다.         보이차는 육대 차류에서 흑차로 분류하고 후발효라는 특성으로 다른 차류와 다르게 오래 보관해서 마실 수 있다. 왜 흑차류는 오래 될수록 그만큼 가치를 더 쳐주는 것일까? 물론 백차나 홍차도 그 해에만 마실 수 있는 건 아니다. 백차는 3년이면 약이요, 7년이면 보배라고 하며 홍차나 우롱차도 묵힌 차로 마셔도 좋다고 한다. 그렇지만 보이차만 유독 오래된 차를 '노..

숙차는 막걸리처럼 편하게 마시는 보이차

숙차, 보이차를 알게 되면서 먼저 마시게 되는 차지요.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편한 차이면서 또 어려운 차일지도 모릅니다. 싼 차이기에 함부로 사게 되는데 마셔서는 안 되는 차를 원래 그런 차라고 오해할 수도 있지요.숙차를 마시게 되면서 차가 제 생활의 기본축이 되었습니다. 제가 앉는 자리, 집에는 거실에, 사무실 제 방의 탁자에는 물론이고 아내가 운영하는 카페에는 아예 차실을 따로 만들었을 정도로 차는 늘 제 곁에 있습니다. 여행을 떠날 때는 표일배를 빠뜨리지 않고 챙겨 일상다반사를 행하게 한 수훈갑이 바로 숙차입니다.그러다 보니 차 이야기만 나오면 숙차 숙차하게 되었지요. 그래서 숙차는 거의 십여 년 동안 제게 밥보다 더 가까웠다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밥은 때가 되어야 먹지만 차는 마시고 싶으면 그게..

누가 숙차를 그렇고 그런 차라고 하나요?-2018 대평 延年益壽

무설자의 에세이 숙차이야기 2004누가 숙차를 그렇고 그런 차라고 하나요?-2018 대평 延年益壽  아직도 숙차는 보이차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숙차를 그 가격에?' 정도의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 대부분 숙차가 착한 가격이나까. 고백하건데 나도 다우들에게 숙차를 5만 원 이상 지불하고 사려면 꼭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잘 살피라고 한다. 그래서 연년익수의 가격을 접하고 고개는 갸우뚱, 내심으로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고수차 가격과 맞먹는 숙차값이라면 어떤 모료를 썼기에 이런 가격으로 출시된 것일까?  포장지에는 어떤 차산의 모료인지 알 수 없고 차의 이름만 떡하니 '延年益壽'라고 적혀 있을 뿐이었다. 延年益壽,사전을 찾아보니 '나이를 많이 먹고 오래오래 사는 것. 목숨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