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 995

보이차와 삼독심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30807 보이차와 삼독심 搛一放一염일방일, 하나를 얻으려면 반드시 하나를 놓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하나를 쥐고 또 하나를 쥐려 한다면 어느 날 그 두 개를 모두 잃게 될 것입니다. -선묵 혜자 차를 마시면 혼자 있다고 해도, 누구와 함께 자리를 가진다고 해도 시간이 헛되이 지나가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가는 필터처럼 찻자리는 맑고 향기로운 생각과 대화가 이루어집니다. 혼자 있으면 망상에 빠지거나 우울한 시간이 될 수도 있고 여럿이 있어도 대화가 집중되지 않을 때가 많지요. 차를 마시면 흐트러지기 쉬운 분위기가 모아지고 말수가 적거나 없어도 고요함 속에 하나가 됩니다. 보이차는 다양한 차 종류로 마시기에 풍요한 차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보이차는 후발효차라는 특성이 ..

취다헌 김홍길 대표의 명복을 빌며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30724 취다헌 김홍길 대표의 명복을 빌며 그가 갑자기 별세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는 우리나라가 아니라 타국에서 황망한 죽음을 맞이했다. 사인은 뇌출혈이라고 했다. 아직 환갑도 지내지 못한 나이지만 죽는데 순서가 있을 리 없으니 어쩌겠는가? 그는 중국 윈난성 쿤밍에서 보이차로 사업을 했었다. 그와의 인연은 온라인 카페를 통해 보이차를 구입하는 걸로 이어졌다. 그가 판매하는 보이차를 신뢰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그의 카페에 차가 올라오면 대부분 금방 완판 되곤 했다. 이 소식을 접하게 되면 이제 어디서 보이차를 믿고 구입할 수 있을지 아쉬워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를 오래 지켜보았던 사람이라면 흔치 않은 아름다운 사람을 잃었다며 슬퍼하지 않을까 싶다..

70년 된 노 천량차를 인연되어 마시니

다연회 2023년 칠월 다회 후기 70년 된 노 천량차를 인연되어 마시니 올 장마는 이름값을 하는지 지겹게 비가 내립니다. 큰비로 피해를 입은 소식을 뉴스로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픕니다. 기상 이변이 아니라 이대로 굳혀지는 기후가 된다고 하니 앞으로 이 지구 살이가 얼마나 힘들지 걱정이네요. 장마라고 해도 우리 다연회 7월 다회는 빠뜨릴 수 없지요. 7월 다회의 주제는 천량차, 선영님이 궁금해하셔서 주제를 잡았던가요? 유월 다회 후기에 칠월 다회 주제가 천량차라고 예고했더니 귀한 노 천량차를 보내주신 다우가 계십니다. 포항에 사시는 항해님은 오래전에 다연회 다회에 꾸준하게 참석하셨답니다. 부산 태종대에 있는 절에 매달 다니셨는데 일정을 다연회 다회 날에 맞춰 참석하셨지요. 이제는 노스님이 타계하셨는지 올 ..

우리 차 한 잔 할까요?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30707 우리 차 한 잔 할까요? “엄마하고 차 한 잔 할까?” 엄마가 부르는 말에 아이는 스스럼없이 밝은 표정을 지으며 달려온다. 그전에는 엄마가 부르면 아이는 또 내가 뭘 잘못했을까? 생각하며 미리 주눅부터 들었고 긴장한 표정으로 쭈뼛거리며 다가왔었다. 그랬던 엄마가 차를 마시게 되면서 목소리가 달라졌다. “여보, 차 한 잔 할까요?” 아내가 청하는 말에 남편은 쾌히 그러자며 자리에 앉는다. 그전에는 아내가 얘기 좀 하자고 하면 또 무슨 일로 다투게 될지 짜증스러운 표정부터 지었었다. 그런데 아내가 차를 마시게 되면서 오늘은 무슨 차를 준비했을지 기대하게 되었다. 가족들이 한 자리에 앉아 마주 보고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집이 얼마나 될까? 아침밥을 거르는 집이 많아지면..

다연회 2023년 유월 다회 후기-여름에는 백차가 좋다는데

다연회 2023년 유월 다회 후기 여름에는 백차가 좋다는데 유월 다회는 다우 전원 참석을 바랐는데 이럴 수가? 참석한다던 다우들도 갑자기 일이 생겼다며 줄줄이 불참한다는 메시지가 이어졌습니다. 최종 인원이 네 명이었는데 박가이버 님이 약속까지 취소시키며 구원 등판 해 주셔서 다섯 분으로 찻자리를 가졌습니다. 유월 다회의 주제는 백차입니다. 백차는 육대 다류 중에서 제다 과정이 가장 단순해서 시들리기로만 만들어지는 차입니다. 녹차와 마찬가지로 차의 효능 중에서 폴리페놀이 완전한 상태로 마실 수 있는 차입니다. 찻잎을 따서 별다른 공정 없이 시들리기만 하니 별 맛이 있을까 싶지만 의외로 맛난 차입니다. 상희님을 지명해서 다식을 준비하라고 했는데 지난달에도 준비해 오셨네요. 선영님도 출장길에 다식으로 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