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403

바람직한 찻자리의 분위기-和敬淸寂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415 바람직한 찻자리의 분위기-和敬淸寂 차를 마시는 자리에서 나누는 다담은 편안해야 합니다. 다우들끼리 서로 차생활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 좋습니다. 차를 마시면서 일어나는 즐거운 일상을 주제로 삼는 게 어떨까 합니다. 그런데 차가 이야기의 초점이 되면 각자 다른 관점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게 되기 쉽습니다. 남의 떡이 더 크게 보이는 게 아니라 내가 가진 차가 더 좋다는 쪽으로 이야기의 방향이 흘러갑니다. 내 차를 우위에 놓기 위해 다른 차에 대해 험담을 하게 되더군요. 보이차는 그 향미에 대한 평가가 다른 차에 비해 호불호가 주관적일 수 있습니다. 쓴맛에 민감하지 않은 분은 대부분의 차를 단맛이 많다고 하는데 그 반대로 얘기하는 분도 있습니다. 노반장은 甛茶단차가 아니라..

다우라는 인생길의 벗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406 茶友라는 인생길의 벗 차를 마시며 교분을 나누는 사람들은 서로 茶友다우라고 부릅니다. 우리말로 하면 차벗이라 부를 수 있겠지요. 학연, 혈연, 지연이나 나이, 성별, 직업과 상관없이 차를 공유하는 인연을 맺습니다. 저는 매달 찻자리를 가지는 다연회라는 이름의 차모임에 17년째 참석하고 있습니다. 이 모임은 2006년에 첫 모임을 가졌는데 그때 저는 보이차를 시작했습니다. 나이로는 막내가 아니었지만 보이차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던 새내기였더랬지요. 다연회 다회는 코로나 방역 강제지침으로 모임을 가지지 못하기 전에는 정기 다회를 빠뜨린 적이 없었습니다. 다회는 이어지고 있지만 창립 당시의 다우들은 이제 다 어디로 가고 저만 남아서 다연회를 지키고 있습니다. 보이차에 ..

차가 좋아? 커피가 좋아?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405 차가 좋아? 커피가 좋아? 차를 마시는 사람과 커피를 즐기는 사람을 생각해봅니다. 차의 성품은 은근함과 넉넉함이고 커피는 자극적이고 제한적이라고 봅니다. 차를 우리면 혼자 마시기도 하지만 함께 있는 사람과 나누어 마시게 됩니다. 커피는 어떤가요? 커피를 내려서 잔에 나누어 여러 사람과 마시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한 잔을 다 마시고 나면 보통 자리가 파하게 되지요. 차를 마시는 자리는 작은 잔으로 여러 번 우려 마시면서 다담을 나눕니다. 이 차를 마시다가 다시 다른 차로 바꾸어서 마시니 이야기가 끝이 없습니다. 커피를 마시는 자리의 대화는 적극적이고 차는 들으려고 하는 사람이 어울립니다. 차는 목으로 찻물이 넘어가고 나서야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커피는 입에 들어..

보이차, 무상과 무아의 차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330 보이차, 무상과 무아의 차 오늘도 일어나서 여느 때처럼 물 한 잔 마시고 찻물을 끓였습니다. 아침에는 빈 속으로 차를 마시니 첫 차는 언제나 숙차입니다. 숙차를 연하게 우려서 한 숙우 마시면 속이 따뜻해져서 좋습니다. 출근하면 직원들과 커피를 한 잔 마시며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오늘 일정을 체크하고 나면 찻물을 끓입니다. 출근해서 첫차는 녹차를 마시는데 작년에 준비했던 차가 떨어져서 올해 선주문해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2010년 이무차를 선택했는데 그 해 운남 여행을 가서 선물로 받아왔던 차입니다. 동료 건축사들과 운남 여행을 갔을 때 고수차를 만들던 우리나라 분께 도움을 받았었습니다. 그때 그분의 차산 현지 책임자가 이 차를 제게 선물로 주었는데 마실 ..

차를 나누어 짓는 공덕으로 받는 다우라는 복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329 차를 나누어 짓는 공덕으로 받는 다우라는 복 불가에서 쓰는 용어로 無住相布施무주상보시가 있습니다. 준다는 마음 없이 나눈다라는 뜻이지요. 되돌려 받으려는 마음이나 베풀었다는 생각을 가지지 말고 나누어야 진정한 나눔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부를 축적한 부자들이 그 재물을 사회에 환원하는 미담을 대하면서 세상을 살만하다고 여기게 됩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천문학적인 재산을 환원하는 게 당연하게 여기는 것으로 압니다. 이런 분위기가 우리나라에서도 보편화되면 얼마나 좋을지 생각해 봅니다. 보이차를 마시는 분들은 차나눔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보이차의 구매 특성이 한 편이 아니라 통 단위로 하면서 차를 여유 있게 수장하게 되지요. 그래서 보이차를 마신지 오래된 분들은 가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