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이야기 234

단독주택 짓고 후회할 열 가지, 에필로그-건축사와 시공자

단독주택 짓고 후회할 열 가지 에필로그, 건축사와 시공자 우리 식구들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 단독주택을 지으면서 빠뜨리면 후회할 열 가지를 정리해 보았다. 이 열 가지에는 집이라는 의미에서 건축물이라는 하드웨어와 어떻게 사는 게 행복할까라는 소프트웨어가 함께 포함되어 있다. 건축물-하드웨어가 부실하면 일상생활도 편안할 수 없을 것이다. 또 집을 짓기 전에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담는 소프트웨어의 얼개를 짜는 시놉시스가 없으면 무미건조한 집이 되지 않겠는가? 건축사로 삼십여 년 간 해마다 한 채씩 설계해서 짓는 과정과 준공 후에 그 집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지켜보며 얻었던 결과를 글로 정리해 보았다. 집이라는 말에는 이보다 더 편안할 수 없고 늘 웃음소리가 담장을 넘으며 어디에 있어도 그리움이 담겨 있다. 이..

단독주택은 三代의 和音이 아름다운 집이라야

손주와 조부모가 어우러지는 三代의 和音이 아름다운 집 독주獨走가 아닌 소통疏通은 개인의 영역이 보호될 때 큰 하나의 질서에 동참할 수 있다. 가장 중심의 종적질서의 집이 아파트를 포함하는 지금까지 살아온 주거공간이었다. 과거의 집이 아니라 개개인의 영역이 확보되어 세대 간의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는 미래의 집은 어떠해야 할까? 아파트는 ‘부부만을 위한 주거공간’으로 깊이 뿌리를 내려버렸다. 아파트를 부부만을 위한 집이라고 단정을 내리는 근거가 있을까? 전용 공간이 백 평이 넘는 아파트도 삼 세대 거주가 힘들 뿐 아니라 자식들의 영역은 배제되어 방 하나에서 그치고 있다. 아파트에서 홀로 된 노부모와 함께 지내기가 어렵고, 아이들은 대학생이 되면 학교 앞 원룸으로 분가를 서둔다. 출가한 자식들이 자주 찾지 ..

단독주택 마당에 대한 소고小考

우리나라가 언제부터인지 외식이 일반화되기 시작해서 밥을 해 먹지 않는 집이 늘어나고 있다. 카페가 얼마나 많은지 사람이 모일만한 곳은 한집 건너 카페가 있다시피 하니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파트의 주방과 거실이 주거공간에서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주방은 냉장고에서 냉동식품을 보관해서 데워 먹는 정도이고 거실이 TV를 보는 공간으로 그 역할이 한정된 지 오래되었다. 아파트가 씻고 잠자는 숙소의 역할로만 쓰고 있는 집이 적지 않을 것이다. 요즘 사람들의 일상에서 집이란 어떤 의미인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공중에 떠 있는 집인 아파트에서 발코니는 밖으로 돌출된 단순히 비어있는 공간이 아니라 주거를 위한 최소한의 외부 영역이다. 발코니가 있으면 실내 공간이 밖으로 ..

단독주택 晳涇帥軒, 집의 얼개 2 – 손님과 주인이 다 '우리집'

단독주택 晳涇帥軒, 집의 얼개 2 – 손님과 주인이 다 '우리집' 단독주택을 지으려고 마음을 먹으면 집의 규모를 얼마나 잡아야 하는지 가장 궁금하지 않을까 싶다. 서른 평? 마흔 평? 단층으로 지을까? 이층으로 지을까? 판단을 내리는 게 쉽지 않다. 집터를 구하는 데도 집의 규모를 정해야만 대지면적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집을 쓰는 사람은 부부로 한정되는 추세이다. 삼대三代가 한집에서 사는 대가족제도는 옛 이야기가 되었다. 더구나 단독주택을 지으려는 연령대를 보면 은퇴 후가 많으므로 아이들은 출가를 했거나 부모로부터 독립한 뒤이기 때문이다. 부부만 살게 되는 단독주택은 그 규모를 크게 잡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석경수헌의 건축주도 처음에는 스물다섯 평 내외로 이야기를 시작했었다. 설계 과정에서..

단독주택 晳涇帥軒, 집의 얼개 1 - 외부공간 중심으로

단독주택 晳涇帥軒, 집의 얼개 1 - 외부공간 중심으로 300 평이 넘는 땅을 구했지만 집은 스무 평 남짓으로 소박하게 지어서 살겠다는 게 건축주의 뜻이었다. 우리 조상님들도 너무 큰 집에서 살면 그 기운에 사람이 눌린다고 하셨다. 처칠은 사람이 집을 짓지만 나중에는 그 집이 사람을 바꾸어간다고 했으니 집은 규모나 모양새보다 어떤 삶을 담을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은 삼대가 한 집에서 사는 건 거의 불가능한 세상이 되었다. 손주와 조부모가 함께 지내는 모습을 보는 건 예전에는 흔한 일이었다.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대가족 가정이 이제 핵가족을 지나 일인 세대가 급속도로 늘고 있어 가족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에 이르렀다. 건축주는 ‘우리 부부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이라는 명제를 들고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