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땅을 밟고 살면 축복받은 사람이다. 국민의 대부분이 도시에 모여 살다 보니 집은 아파트, 일터는 빌딩에서 지내게 되었다.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가서 차로 지상으로 이동해서 일터 지하 주차장에 도착하면 다시 엘리베이터로 공중으로 올라간다. 김기택 시인의 시, ‘그는 새보다도 적게 땅을 밟는다’에서 ‘날개 없이도 그는 항상 하늘에 떠 있고 / 새보다도 적게 땅을 밟는다’라는 시작에서 나는 씁쓰레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 땅을 밟지 못하고 사는 이 시대의 사람들은 어쩌면 감옥과 다름없이 사각 공간에 갇혀 살고 있는 셈이다. 땅을 밟지 못하고 살다 보니 행동 범위가 한정되고 하는 일도 익숙한 행동을 반복할 뿐이다. 우리가 아파트에서 하는 일을 생각해 보라. 소파에서 벗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