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인가? 큰 결정을 해야했었다.대학을 졸업하고 5년차에 막 접어들었을 때였다. 사무소를 옮겨야 하나? 아니면 있던 곳에서 적당히 개기다가 건축사 시험을 보아야 하나를 고민하고 있었다. 있던 사무실에서 개기면 5년 차니까 시험 준비를 하다가 6년 차에 시험을 치면 되고, 사무실을 옮기면 새 환경에 익숙해질 때까지 시험 준비는 불가능할 것 같았다. 건축사 자격증이 벼슬처럼 여기던 시절이었지만 그 욕심보다는 일에 더 목이 말랐다. 있던 사무실에서 일을 제대로 익히기가 어렵다고 판단하여 1년 차를 보냈던 곳에 다시 가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마음처럼 몸을 움직이기도 쉽지는 않았다. 그래서 대학 선배님을 찾아 뵈었다. 2년 선배였지만 2년이라는 시간차를 떠나 자문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분이었다. 어쩌면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