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225

퇴고하고 또 퇴고하라

일기나 일상을 기록하는 글은 자유롭게 아무렇게나 써도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블로그나 페북 등 SNS에 올리는 글은 그렇지 않다. 독자가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읽어주길 바라는 글이어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어서 ‘좋아요’ 수를 살피게 되고 댓글로 공감의 느낌을 표현해주길 바라게 된다. 내가 바라는만큼 반응이 없다 보면 글을 올려도 재미가 없어서 오래 지속하지 못하게 된다. SNS 활동은 자의로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타의에 의해 지속 여부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공개되는 글은 결국 남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내 일상의 소재로 글을 쓰지만 온전히 내 감정에만 몰입하기가 어려운 것도 그 때문이다. 내 감정에 치우쳐 글을 쓰다가도 중간중간 깨어나야만 한다. 그러니 독자를 의식하는..

가르치려고도 자랑하지도 말고 써라

잡문을 써 온 지는 꽤 오래되었다.. 고교 시절 문예반 활동을 하면서 글쓰기를 시작했으니 사십 년이 넘은 셈이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수필전문지에서 신인상을 받으면서 등단이라는 관문을 통과했다. 등단 전에 잠깐 선배 수필가 분의 지도를 받았다. 일반인과 문인의 글쓰기는 어떻게 다른가? 독자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있다고 했다. 독자는 가르치는 대상일 수 없고 내 자랑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흔히 수필을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라고 한다. 붓 가는 데로 쓰는 건 좋지만 계몽조나 신세타령, 소소한 개인사를 늘어놓는 게 소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남의 잘못을 지적하며 가르치려 든다던지 내 자랑을 쓰면서 독자가 읽어주길 바란다면 오산이지 않겠는가? 오랫동안 잡문을 쓰면서 글 잘 쓴다는 칭찬을 들어왔다..

대화로 풀어보는 사성제四聖諦-집성제集聖諦

대화로 풀어보는 사성제四聖諦-집성제集聖諦 고민남 ; 형님, 저녁은 맛있게 드셨습니까? 무설자 ; 담주 백신접종을 대비해서 몸기운을 돋우려고 보양식으로 먹었네 ㅎㅎ 고민남 ; 혼자 먹는 제 저녁상은 단촐합니다. 배만 채워지지 마음은 늘 허하네요. 오늘의 말씀 은 들을 마음 준비를 했습 니다. 무설자 ; 올려준 저녁상 사진을 보니 영양밸런스는 확실하겠구만. 고민남 ; 아직은 안 죽을려구요ㅎ 무설자 ; 지금 여덟 시 반이니 9시부터 두 번째 얘길 시작하겠네. ㅎㅎ 고민남 ; 예, 그러시지요. 밥은 현실 적응을 해야 하니 꼭 챙겨 먹습니다. 무설자 ; 그래도 맛있게 드시게나. 고민남 ; 넵, 오늘은 된욕도 듣고~~~ 그 사람과 저의 자리가 어떠한지 느낌이 제대로 옵니다. 제 마음자리에서 보면 감사 하게 느껴집니..

대화로 풀어보는 사성제四聖諦-고성제苦聖諦

대화로 풀어보는 사성제四聖諦-고성제苦聖諦 고민남 ; 비가 많이 옵니다, 형님은 뭘 하고 계셨습니까? 무설자 ; 그러네. 올 여름은 비가 많이 온다고 하더니만 추적추적 맘이 싱숭생숭해지는구먼. 차 마시며 듣는 빗소리도 괜 찮네. ㅎㅎ 고민남 ; 형님이 차 마시는 그림을 떠올리는데 참 아름답습니다. 무설자 ; 아우님도 이 형을 따라 차를 마셔보면 어떨까? 고민남 ; 네, 천천히 배워 볼께요. 저도 주변 정리해가면 하나씩 제 일상을 새롭게 채워보고 싶습니다. 무설자 ; ‘천천히...’, ‘다음에는...’ 이런 표현은 안 한다는 얘기랑 같은 건데, 시작해 보겠다고 해야 한다는 거지 ㅎㅎ 고민남 ; 제 얘기가 바로 그런 뜻입니다. ㅎ~~ 무설자 ; 그럼 유월 중에는 차생활을 시작해 보자고... 고민남 ; 그 사람..

우리에게 온 복동이, 지형이의 첫 돌을 축하하며

우리에게 온 복동이, 지형이의 첫 돌을 축하하며 지형아, 네가 엄마 태중에 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단다. 엄마는 네가 어디로 갈지 모른다며 네 태명을 찹쌀이라고 지었다고 하네? 엄마 뱃속에 찰싹 붙어서 꼼짝 말고 잘 있어달라는 간절한 바람이었겠지. 우리 찹쌀이가 엄마 뱃속에서 편안하게 잘 자라도록 얼마나 애썼는지 모른단다. 엄마 아빠는 물론이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따로 바랄 게 없이 건강하길 빌었지. 찹쌀이라는 네 태명처럼 너는 엄마 뱃속에서 잘 자라주어서 고마웠단다. 2020년 유월 십일, 그러니까 딱 한 해 전 오늘 네가 드디어 우리 곁으로 왔단다. 엄마는 네가 더 건강하게 태어나도록 하루 내내 힘든 산통을 견뎌냈었단다. 그 아픈 시간을 보냈지만 결국 의사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서 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