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다연회

다연회 2021년 7월 다회후기-80년대 숙차와 고수 숙차, 그리고 첫물보이차에 대하여

무설자 2021. 7. 2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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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회 2021년 7월 다회후기 210716

80년대 숙차와 고수 숙차, 그리고 첫물보이차에 대하여

 

7월에는 다연회 다우들이 한 자리에 참석하는가 했더니 델타가 기승을 부리면서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다회날을 7월 16일(금)과 7월 17(토)로 잡았었는데 토요일 찻자리는 불발이 되었네요.

7월 다회는 산수유님, 백공님, 백룡님과 함께 넷이서 차를 마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식다회가 아닌 번개다회로 찻자리를 가지다보나 좋은 점과 그렇지 않은 점이 있습니다.

좋은 건 네 명 한도로 모이니 찻자리의 분위기가 집중이 잘 되니 깊이 있는 다담을 나눌 수 있습니다.

불리한 건 두번을 나누어 모이다보니 다우들이 서로 얼굴 잊어 버리겠다는 아쉬움을 토로합니다.

 

방역수칙에 맞춘 네 명이 7월 다회의 찻자리를 가집니다.

오늘 저녁은 맛있는 김밥을 산수유님이 준비했고 백공님이 차를 마시다가 사 온 과자를 다식으로 먹습니다.

그동안 따로 저녁을 먹었지만 차의 찐향미를 맛보기 위해선 좀 과했었지요? ㅎㅎ

 

7월 다회의 차는 주제가 두 가지가 있습니다.

80년대 숙차와 고수 숙차를 마시면서 그 차이를 알아보자는 것과 첫물차로 만드는 생차를 마시면서 그 의미를 찾아보는 겁니다.

80년대 숙차는 제가 소장하고 있었고 고수숙차는 이번에 취다헌에서 구입하였습니다.

 

오늘의 주제인 노숙차와 신고수숙차의 비교 시음부터 시작합니다.

 

80년대 무지 숙타차 500g 입니다.

숙차에 푹 빠져서 마시던 시절에 제 차바위님 중에 누군가 나눔해 준 차일 겁니다.

포장지에 메모를 해 두었어야 하는데 넙죽 받기만 했었던가 봅니다 ㅎ

 

藏香, 이 숙차는 숙차가 현대보이차라는 개념에서 고수모료를 써서 개선된 발효기법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차 판매소개글에는 녹나무 樟의 장향처럼 되어 있는데 이 차만의 고유한 향을 품은 숙차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노차에서 올라오는 장향을 음미할 수 있다는데 과연 그럴까요?

 

숙차의 미덕은 노차를 닮은 향미를 가지는 것일까요?

생차가 자연산화된 노차의 향미를 숙차로 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 저는 공감하지 않습니다.

곰팡이로 급속 발효하는 숙차와 시간을 두고 자연산화되는 노차는 그 과정에서 닮을 수가 없지 않능까 싶습니다.

 

숙차는 생차로는 폴리페놀의 자극으로 바로 마시기 어려운 대엽종 차를 법제하는 과정으로 제다에 성공한 것이지요.

위가 튼튼하지 않은 사람에게 생차는 접근하기 어려운데 발효공정을 통해 숙차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대엽종 차를 누구든지 마실 수 있다는 것이 숙차의 미덕이 아닐까 합니다.

 

80년대 숙차라면 75년에 개발에 성공한 초창기의 차이니 숙차의 증고조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장향숙차는 선진기법으로 2018년 발효한 모료로 긴압했으니 숙차의 신세대라고 불러도 되겠지요?

숙차의 증고조와 손주가 비교 시음의 대상이 되었는데 다우들은 어떤 차를 선호할까요?

   

두 가지 숙차를 마셔본 다우들은 양쪽에 다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세월을 안고 잘 보관된 노숙차는 부드럽고 복합적인 향미가 좋다고 합니다.

장향숙차는 아직 4년 밖에 안 된 차인데도 숙미가 거의 없고 깊고 진한 풍미를 즐길 수 있다 하네요.

 

저는 숙차를 藏茶에 비중을 두지 않는데 그 이유는 발효기술을 통해 더 좋은 품질이 나온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세월을 먹으면서 변하는 성분으로 차의 향미가 달라지는 것을 즐길 수도 있겠지요.

80년대 차가 생차였다면 그 가치는 어마어마 하게 평가 될 텐데... ㅎㅎ

 

이제 천년보이차의 이인종 대표께서 선물해 준 첫물 보이차를 마셔 봅니다. 

이 두 가지 차는 이 대표께서 제다에 관여했다고 합니다.

이 대표의 첫물차에 대한 집착은 그의 차나무에 대한 평가가 남다르기 때문입니다.

봄차라고 하더라도 첫물차와 두물차는 잎의 성분에서 크게 다르다고 합니다.

 

봄에 나무의 순이 나와서 채엽을 하게 되면 나무는 생존본능으로 자신을 보호하려고 한답니다.

다음 채엽을 막기 위해 저항성분을 만들어낸다는 것이지요.

이 부분은 대지차라고 하는 밭차에서 기분 나쁜 쓴맛이 나는 것과 같은 이치겠지요.

 

다우들에게 이인종 대표의 얘기를 들려주면서 차를 마셨습니다.

그가 집착하는 첫물차의 편안하고 깊이 있는 향미를 음미해 보려고 애써 보았습니다.

그래서 그럴까 싶지만 이 차들의 향미가 참 좋았습니다.

 

하지만 첫물차만 제대로 마실 수 있는 차라는 점에 동의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차의 온전한 향미를 음미하려는 그의 제다철학에 공감할 수 있습니다.

기회가 되면 그와 다시 그분이 만든 차를 함께 마시면서 얘기를 더 나누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집니다.

 

7월 다회에서도 다우들과 좋은 차와 편안한 다담을 나누며 찻자리를 가졌습니다.

불발된 토요일 찻자리는 다음주에 번개다회를 가질까 합니다.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에 건강 잘 지키며 8월 다회를 기약하면서 후기에 가름합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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