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둥근 찻잔에 차를 마시니

무설자 2017. 6. 1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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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0957

둥근 찻잔에 차를 마시니

 

 

 

 

 

네모난 잔에만 차를 담아 마시는 분이 있으십니까?

잔을 네모지게 만들 수는 있겠지만 그 잔에 담긴 차를 편하게 마시기는 어렵겠지요

모서리로는 조심스럽게 마실 수도 있겠지만 변으로 마시면 입 옆으로 흘러버릴 것입니다

 

먹고 난 잔을 씻어도 기역자로 꺾인 모서리에 낀 찻물은 잘 닦아내기가 어렵겠지요

잔을 쥐기도 불편해서 삐끗하면 떨어뜨리기가 쉬울 것입니다

다탁에 놓인 잔이 가지런하지 않아서 차 마시는 정서에도 어울리지 않겠지요

 

둥글다는 것,

바로 차를 마시는 마음입니다

함께하는 의미일수도 있겠습니다

 

둥근 잔이라 눈을 감고 마셔도 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셔도 됩니다

입술에만 갖다대면 마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차를 마시면서 모난 얘기를 나누고 남의 험담을 나누기도 합니까?

차를 나누는 마음으로는 어울리지 않을 것입니다

눈으로는 좋은 모습만 보고 입으로는 향기로운 차를 마시며 좋은 이야길 해야겠지요

 

둥근 찻잔처럼 모나지 않는 사람

항상 미소를 머금고 웃음이 그치지 않으며 좋은 얘기만 하는 사람

그가 바로 둥근잔에 차를 마시는 다인입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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