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다연회

다연회 2016년 10월 다회후기 / 노차의 향기에 취한 가을밤의 찻자리-에피소드인커피 차실

무설자 2016. 10. 1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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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회 2016년 10월 다회 후기

노차의 향기에 취한 가을밤의 찻자리

-부민동 에피소드인커피 차실




가을이 속절없이 깊어갑니다.

차맛이 돌아오는 계절이 온 것이지요.

더운 여름은 아무래도 뜨거운 차를 가까이 하기 쉽지 않았지만 찬바람이 불면서 차향이 당깁니다.


시월 다회는 점박이님의 노차를 기다리는 간절함이 있었지요.

그런데 사전 공지된 노차의 내용이 90년대 차라고 하여 다소 김이 빠졌음을 고백합니다 ㅎㅎㅎ

과연 점박이님의 노차를 마신 다우님들의 표정은 어떠했을까요?










보이차를 마시는 우리에게 노차란 어떤 존재일까요?

오래 묵은 보이차를 마시고 싶은 욕구를 가지지 않는 다우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바라는 잘 보관된 노차를 마시기란 참 드뭅니다.


얼마나 오래된 차를 노차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저는 30년 가까이 된 차는 노차의 반열에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묵은 연수를 따지기보다 진향이 묻어나서 오래된 차의 풍미를 즐길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흔히 인급차 정도 되어야 노차대접을 할 수 있지 않느냐고 하지만 지금은 인급차는 골동차로 형편입니다.

진향이 묻어나며 습내가 없는 30년 가까이 된 차는 주로 7542나 8582를 만난다면 오케이라 할 것입니다.

오늘 다회에서 마신 노차는 92년 8582부터 시작해서 80년대 야생산차와 90년대 천량차였습니다.


이 차들의 가치는 보이차를 마신 다력이 30년이 가까운 점박이님이 오래 소장했던 차라는 점입니다.

개인 소장차이기 때문에 보관 상태가 아주 좋다는 것이지요.

보이차를 마신지 오래 되었기 때문에 소장하신 차가 얼마나 귀한 지 모르고 두루 나누다보니 92년 8582도 가져온 차가 마지막이랍니다.


그래도 평생 마실 수 있는 양으로 묵은차를 소장하고 있으시다니 그저 부러울 뿐입니다 ㅎㅎㅎ





92년 8582, 80년대 야생산차, 90년대 천량차를 이어서 마셨는데 진향과 밀향이 어우리진 입안에 달라 붙듯이 좋았습니다.

천량차는 젖내가 살짝 비치면서 흑차의 진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연회에 귀한 다우가 함께 하셔서 그동안 목 말랐던 노차의 갈증에서 해갈되는듯 합니다.




잔에 담긴 노차의 엽저...다회 후에 하루에 한 종류씩 저 혼자 노란색이 없어질 때까지 우리고 또 우렸답니다.

귀한 차를 맛볼 수 있게 해 주신 점박이님 고맙습니다.


11월 만추의 밤 다회는 점박이님 댁에서 가지기로 했습니다.

노차의 보물창고에 들어 어떤 차를 마시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