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시음기

구증구포로 만든 녹차-녹차 마시는 즐거움

무설자 2012. 6. 24. 23:49
728x90

무설자의 에세이 차 시음기

구증구포로 만든 녹차

-녹차 마시는 즐거움-

 

녹차 이야기를 좀 할까합니다

우리 녹차 농사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어째서 그런 지경에 이르렀을까요?

 

우리나라 차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값이 싼 중국차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저는 그보다 차를 마시는 사람이 적어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온라인에서는 주로 보이차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기에 녹차를 많이 마시지 않는 원인으로

우리 녹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 보이차 가격을 문제 삼기도 합니다

 

차를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쳐서 마신다면 다양한 향미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잃어 버린다고 할 것입니다

차를 마시면서 육대차류로 분류되는 다양한 차를 일상에서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중에서 모든 차의 근간이 되는 녹차는 누구든지 기본적으로 마셔야 하지 않을까요?

 

 

발코니를 확장하지 않은 우리 집은 늘 이렇게 화사한 꽃과 함께 싱싱한 푸르럼이 함께 합니다

게발 선인장이 화려함을 뽐낸지 얼마전인데 이제는 풍란이 종류별로 피고 집니다

공중에 떠 있는 집이지만 작은 발코니가 정원이 되어 바깥 세상을 집안에 담습니다

 

 

참 귀한 녹차를 얻게 되었습니다

녹차를 만드는 기본에 구증구포에 큰 의미를 두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하는데 이 녹차는 그렇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녹차는 도를 닦는 분들이 그들이 마시기 위해 직접 만들어서 수행의 방편으로 삼는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이 차를 만드는데 쏟은  정성은 경제성의 원가 개념을 넘어서겠지요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차를 마시는 기쁨은 아주 특별합니다

인연이 되어서 이렇게 마실 수 있게 되니 그 특별한 맛을 기록해 보고 싶었습니다 

 

 

오늘 같이 시음할 녹차는 구증구포를 해서 만들었다는 또 하나의 차입니다

제대로 된 녹차를 만들어 보기 위해 직접 차를 재배하는 분이 보내주신 귀한 차지요

구증구포로 만든 두 종류의 녹차, 참 귀한 차를 맛보게 되었습니다 

 

 

 

 

위의 차가 수행처에서 나온 차인데 아래의 차보다 더 어린 잎으로 만들었습니다

구증구포로 차를 만들게 되면 덖고 비비는 과정에서 아홉 번에 이르기 전에 찻잎이 온전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어린 잎을 어떻게 아홉번이나 덖고 비벼서 온전한 차로 만들었을까요?

 

 

녹차는 적정한 온도조절을 통해 찻잎에 내재된 냉기를 잘 제거해야 하는 건 약재를 만들면서 법제하는 것과 같습니다

비비는 과정은 찻잎의 피막을 손상시키므로서 잘 우려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이 덖고 비비는 과정을 정성을 다했을 것이라 여겨지는 차라 그 맛이 정말 기대가 됩니다

 

 

꼭 같은 조건을 주기 위해 꼭같은  백자 개완을 준비했습니다

비교 시음을 해서 차맛의 우열을 가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맛을 음미해 보고자 하였습니다

이제 차를 우려봅니다

 

 

차맛은 분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한 종류는 부드럽고 약간 구수한 맛이 더 있고 다른 차는 쓴맛이 살짝 받쳐주는 회감이 아주 좋습니다

두 가지가 다 참 녹차를 마시면서 음미할 수 있는 최고의 향미를 보여줍니다

 

풋풋한 자연 그대로의 차향, 녹차가 아니면 얻을 수 없는 향미입니다

발효된 차의 진한 향과 맛에서는 느낄 수 없는 녹차를 마시면서 누리는 '차의 순수'입니다

제대로 덖어지지 않은 차는 물맛이 받치거나 고소한 맛이 나며 잘 비벼져야 은근하게 오래 우릴 수 있습니다  

 

녹차는 발효차와 다른 녹차 그대로의 향미를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녹차는 중국이나 일본의 그것과는 다른 특별함이 있지요

정성을 들여 만든 좋은 차를 만나서 오늘 하루는 행복했습니다

 

 

저는 하루의 첫차는 꼭 녹차로 시작합니다

주로 세작을 마시는데 이렇게 아주 특별한 녹차는 다우와 마주 하고 마실 것입니다

구증구포라는 숫자적인 공정보다 차를 마시는 사람에게 만족함을 주는 녹차가 많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중국차가 상대적으로 값이 싼 것이 아니라 값이 싼 중국차라야 우리나라에서 선호된다고 봅니다

고급 중국차는 우리 차와 비교할 수 없는 가격이라 소비가 되지 않으니 아예 들여올 수가 없답니다

우리 녹차도 외국의  어떤 녹차에도 뒤지지 않는 품질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데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우리나라는 차를 마시기 보다 행다위주의 치례로 대하는 것이 '대중적인 차 마시기의 일상화'를 막는 큰 장애라고 이야기 합니다

차를 마시는 사람이 늘어나고 누구나 일상에서 매일 차를 마시게 되면 값 싸고 좋은 차를 쉽게 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정성들여  만든 두 녹차를 마시면서 만끽한 일상의 행복을  짧은 글로 이렇게 나눕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