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에세이 차 시음기
용원차창 '04 등소평 탄신 100주년 기념전차
우리나라에서도 보이차는 잘 익어요
2004년산 생차,
용원차창의 등소평 탄신 100주년 기념전차입니다
아마 기억이 맞다면 제가 구입한 생차로서는 첫 차였던 것 같습니다
2006년, 보이차를 접한지 얼마되지 않았던 때라 판매 카페의 글을 읽고 구입을 했었지요
지금처럼 온라인에서 보이차에 대한 폭넓은 정보를 얻을 수도 없었답니다
아마도 기념전차라서 구입해 두고 싶었을 것입니다
생차를 즐기지 않는 탓에 구입을 해두고는 거의 잊다시피 하고 있었습니다
간혹 이 차가 거래되는 정보를 접하기는 했지만 궂이 오래되지 않은 생차를 관심이 생기지 않았지요
그런데 최근 보이차의 보관 환경에서 우리나라가 온당치 않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그래서 이 차가 그동안 어떻게 발효되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아파트 환경에서 보관된 6년 차 생차가 어떤 상태로 되었을까요?
우리나라가 보이차를 수장하는 환경으로 적당하지 않은지 살펴 보겠습니다
이 차에 대한 정보는 온라인 검색을 통해 충분히 알 수 있더군요
포장지는 포장지, 야생차는 아니지만 서쌍판납주 인민정부에 납품한 차라서 신뢰할 수 있는 건 맞답니다
그런데도 거래되는 가격은 아직 착하군요 ㅎㅎㅎ
줄기가 좀 섞여있긴 하지만 잎은 어린 등급을 써서 만들었습니다
맛있는 차를 만들기 위해 병배에 신경을 특별하게 쓴 것 같은데요
주정부에 납품한 기념차라는 것에 점수를 주고자 합니다
제 찻자리입니다
거실 한켠에 보이찻장을 놓고 차기정장인의 옻칠 목다선을 써서 차를 우립니다
좀더 간편하게 차를 우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봅니다
차를 마신다는 건 삶에 대화의 자리를 만든다는 것이지요
따로 차실을 만들기보다 거실의 한 편에 찻자리를 만들기를 권해 봅니다
이 자리에서 차를 우립니다
저는 차를 우리는데 개완을 주로 쓰는데 써보면 자사호보다 편한 점이 많습니다
유리 숙우는 탕색을 보는데 좋고 잔은 맛있게 마시기 위해 가능한 고급을 쓰려고 합니다
의외로 다구가 차맛에 미치는 영향이 큰 데 자신만의 찻잔을 신경써서 마련하는 게 좋겠습니다
용원차창 '04년 등소평 탄신 100주년 기념전차를 우려 봅니다
'04년산 차이므로 이제 8년 된 차이며 제가 아파트 서재에 보관한지 6년 정도 되었습니다
특별하게 이 차의 맛을 꼭꼭 집어서 이야기 하려고 하기보다 전체적인 향미를 느껴 보려합니다
우려낸 차의 탕색인데 사진이 좀 연하게 나왔습니다
밝은 갈색이 점점 기대하는 탕색에 가깝게 나옵니다
맛과 향은 어떨까요?
떫은 맛은 민감한 사람에게는 부담이 가겠지만 제게는 큰 부담이 아닙니다
쓴맛이 차맛의 뼈대가 되지만 살집은 적당히 두툼하며 향기도 좋습니다
생차를 즐긴다면 지금부터 마셔도 되겠습니다
엽저는 집에서 보관되었으므로 잘 익어가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줄기부터 갈색으로 바뀌어가고 있고 잎도 변하고 있습니다
잊고 있다가 또 몇년 뒤에는 맛있게 마실 수 있을 정도로 익었기를 기대합니다
북쪽에 있는 서재에 종이박스에 들어 있는 10편의 이 차
나중에는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차가 되리라 기대합니다
세월과 함께 하는 보이차는 지금은 구박받는 차가 있더라도 나중에는 그 차를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구입하는 차는 10년 뒤의 차입니다
신중하게 구매를 결정해서 아끼는 차로 삶과 함께 하는 동반자로 삼길 바랍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보이차는 잘 익어갑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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