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스님이 마시는 보이차

무설자 2012. 3. 30.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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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스님이 마시는 보이차

 

 

 

오래전에 우연한 자리에서 어떤 스님과 점심을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 스님은 총림이 있는 대찰의 중진급의 위치에 있는 분이었습니다.

스님도 보이차를 아주 즐겨 마신다고 하시더군요.

 

보이차를 일찍 알게 된 스님은 초창기에 마신 차들이 호급, 인급이었다고 하더군요.

그러면 그 스님이 지금은 어떤 보이차를 마시는지 궁금해서 우문을 던졌습니다.

"그럼 지금도 그런 차를 드시겠습니다?"

 

스님은 저의 질문에 빙그레 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현답을 내리셨습니다.

"웬걸요. 이제는 50,000원 이상 주고는 보이차를 못 산답니다. 중이 비싼 차를 돈 주고 사서 마실 수 있나요?"

그 때는 호급, 인급 차가 수중에 있어서 마셨고 지금은 50,000원 짜리 보이차를 마셔도 좋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에서 호급 인급수준의 값비싼 보이차는 스님들이 다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대찰의 중진이라는 이 스님은 왜 50,000원 이하의 차를 마시는 것일까요?

스님 말씀이 머리 깎고 회색 옷을 입은 수행자는 탐심으로 음식을 대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좋은 차는 값이 비싼 것이 아니라 내가 마셔서 만족하는 차일 것입니다.

탐심을 버리고 마시는 차,

少慾知足으로 차를 마시는 그 스님을 떠올려 봅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