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0978
혼자는 마실 수 없는 차
차를 매개체로 한 온라인 인연, 茶緣으로 얼굴은 모르지만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댓글을 통해 안부를 지속적으로 주고 받는 분도 많지만 인연이 끊기는 분들도 있지요
둘 중의 한쪽이 사라지면 그만이라는 온라인이라는 한계는 어쩔 수 없습니다
그에 비해서 오프라인은 만남은 별도의 시간을 만들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요
만남을 지속하기는 어렵지만 한 번의 만남으로 오랜 지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찾아가기도 청하기도 쉽지 않은 오프라인 만남, 다우로 인연 맺기는 어떨까요?
차를 매개체로 하는 만남인 다우를 모시려면 찻자리를 위한 그럴듯한 몇 종류의 차가 있어야 합니다
제가 찾아 뵈었던 찻자리는 괜찮은 차가 있어서 참 잘 찾아왔다는 만족함이 있더군요
차가 가지는 비중이 전부는 아닐지라도 역시 찻자리에서 차가 중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 찻자리에서 좋은 차란 어떤 차일까요?
제가 준비하는 자리라면 찾아온 분이 만족해 할 수 있는 차라야 하겠지요
제가 좋아하는 차를 강요하듯 내기보다는 앞에 앉은 분이 좋아할만한 차를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으뜸으로 삼을 수 있는 차가 있다면 그만이지요
하지만 그럴만한 차가 보이차라면 진기가 20년은 넘어 30년 정도 묵은 차라야 할 것인데...
제게는 제가 좋아하는 숙차만 잔뜩 있으니 손님을 청하는 건 참 조심스러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제게도 작은 양이나마 이름을 내는 차가 있지요
그건 대부분 제가 차바위라고 부르는 선배 다인들께서 나눠주신 차들입니다
그러다보니 그 차들은 제가 마실 차가 아니라 저를 찾아 주시는 분들을 위한 차가 됩니다
언제 찾아 오실지 모르지만 찾아주시는 분들은 모두 귀한 분들입니다
그 분들 좋은 차를 찾아 제게 오시는 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귀한 걸음을 위해 대접할 차가 있다는 것도 제가 누리는 큰 복입니다
적은 양이나마 찾아 오는 분들께 대접할만한 차가 몇 종류 있으니 든든합니다
언제 오실지 모를 다우를 위한 차는 어떤 차입니까?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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