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찻물을 길어 오면서

무설자 2011. 8. 7.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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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이야기 1130

찻물을 길어 오면서

 

 

 

 

 

차를 마시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지요

차와 다구, 그리고 찻물입니다

차맛에 아주 예민한 분은 이 세 가지를 갖추는데 온갖 공력을 기울입니다

 

저에게 좋은 차는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차입니다

다구 또한 큰 욕심이 없어서 큰 돈을 들여서 구한 건 거의 없지요

하지만 찻물은 두 가지에 비해서 정성을 들이는 편입니다

 

좋은 차를 얻기위해서는 돈을 준비하기 보다는 차를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차를 마시게 되면서 사람들을 통해 인연을 닿은 차들이 대부분 저의 대장차입니다

그 분들과의 인연을 이어가다보니 추천하는 차를 구입하기도 하고 선물로 받은 차들 이지요

 

제게 필요한 다구는 쓰기 편한 것이면 그만이었지만 이제는 눈높이를 올리려고 합니다

차맛에 민감하거나 차 마시는 분위기를 중시하는 분들은 다구를 갖추는데도 큰 정성을 쏟습니다  

그동안 차를 우리는데 적당하면 그뿐이라 여겼는데 가짓수보다는 좋은 장인의 작품으로 한 두점 갖춰 보려고 합니다

 

찻물은 어떨까요?

처음 차를 마실 때는 그냥 '물'이면 되었지요

수돗물을 그대로 쓰지는 않았지만 지하수든 샘물이든 생수면 그대로 찻물을 삼았습니다

 

찻물에 대한 지식을 모아보니 시판 생수 중에는 삼다수를 가장 많이 쓴다고 하더군요

삼다수가 찻물로 적당한 이유를 낮은 경도로 무기질 양이 적어서 차맛을 잘 내어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도 경도가 낮은 물을 찾아서 찻물로 쓰고 있습니다.

 

아직 세세한 맛의 차이에 민감하지는 않지만 물을 끓여보면 적당함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기질 함량이 높은 센물은 전기포트를 며칠 써 보면 하얀 가루가 남게 됩니다

삼다수 정도의 경도를 가진 물은 오래 끓여도 그런 가루가 생기지 않더군요

 

 

차를 끓이는데 적당한 물이 주변에 있는 다인은 그것으로도 아주 행복할 것입니다

저의 찻물은 먼 곳으로는 통도사 극락암 산정약수, 가까운 곳은 승학산 정각사 약수를 씁니다

여러분의 쓰는 찻물은 어디에서 길어와 쓰는지요?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