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차 마시기 3칙

무설자 2011. 5. 29.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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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1125

다우에게 배우는 차 마시기 3칙

 

 

 

차를 배운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차의 넓고 깊은 세계를 마시다 보면 알아가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탐구심이 강한 분들은 차에 대한 지식이 너무 앞서서 마시는 차가 아니라 말하는 차가 되는 경우도 있더군요

 

차에 대해서는 마시면서 알게되는 것도 좋고 알아가면서 마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차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가장 영양가 있는 공부자리는 어디일까요?

저는 찻자리에서 차를 마시며 선배 다인에게 듣는 차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보이차 전문점을 하는 다우와 함께 한 찻자리가 그런 자리였었는데 아주 알찬 배움의 기회가 되었답니다

대구에서 보이차전문점을 하는 다우가 준비한 숙차는 그의 차 중에서 대표적인 놈들이니 차도 좋았지만 그의 차 이야기가 큰 공부가 되었습니다 

그의 차를 마시는 자리이다 보니 자신의 차가 좋다는 홍보성 멘트도 많았지만 그보다 그가 차를 대하는 마음을 나누어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에게 들은 차생활의 원칙은 이렇습니다.

 

제 1칙, 차는 연하게 마셔라

그는 차를 가능한 연하게 마시는데 연하게 우려서 마시면 온전하게 맛과 향을 음미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진하게 우린 차는 대표적인 맛 위주로 강하게 다가와서 폭넓은 맛의 다양함을 구감으로 느끼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얼마나 연하게 우려야 하는지는 마시는 사람이 결정해야 하겠지만 맛과 향을 음미할 수 있는 농도를 찾아야 하겠지요

 

제 2칙, 서두르지 말고 느리게 마셔라


천천히 마실 수 있는 그의 방법 중의 하나는 걸름망을 쓰지 않고 차를 우리는 것이었습니다

걸름망을 쓰지 않고 숙우에 차를 따르면 물 소리도 즐길 수 있고, 따른 후에 찌꺼기가 가라앉도록 기다려야 하지요

기다리는시간만큼 차분하게 차를 마실 마음을 가질 수 있고 적당하게 식은 차를 마실 수 있습니다

 

제 3칙, 맑은 차를 마셔라


어떤 차를 막론하고 맑은 차를 선택해야 합니다

우려낸 탕색도 탁하지 않고 맑아야 하지만 입안의 구감이나 목넘김에서도 맑은 느낌을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맑은 차는 만들어지는 제다과정에서나 보관하는 과정이  상술보다는 차, 그 자체를 중히 여겨야만 합니다

 

이렇게 차를 마신다면 양보다 질을 추구하는 것이 되지요

맑은 차는 정성들여 만들고 보관도 억지로 발효를 유도한 상술이 앞 선 차가 아닌 '차, 그 자체로 존재하는 차'를 이르는 것이겠지요

그런 차는 양을 많이 넣지 않아도, 연하게 우려도 차의 온전한 맛을 낼 수 있다고 합니다.

 

강하고 진한 맛을 내는 차는 정성들여 만든 차이기보다는 양 위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많고 보관에 있어서도 잘 된 보이차라고 보기는 어렵겠지요

보이차는 無味를 바탕으로 하는 차이므로 여백이 아름다운 무채색의 수묵화 같다고 할까요?

어떤 차도 그러하지만 향도 맛도 은근해야 하며 보이차는 기다림의 미학으로 차를 만나고 차를 마신 후의 여운을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다우가 우려낸 80년대, 90년대 숙차에서 맑은 차의 의미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좋은 차를 만나고 차에 대해 알아가고 차를 나누는 모든 것이 바로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우의 이야기대로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우려내는 맑은 차 한 잔을 마음에 담아 마시니 깊은 맛이 가득합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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