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글을 배우며 차를 권하다

무설자 2011. 5. 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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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1123

글을 배우며 차를 권하다

 

 

 

 

배울 수 있다는 건 참 귀하지만 어려운 일입니다

쉰을 넘긴 나이에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공자가 말씀 하시길 五十而知天命이라 하였으니 아는 게 없음을 아는 것이 지천명이라 할까요?

 

원래 문학에 뜻을 두었지만 길은 건축가가 되는 쪽으로 열렸습니다

마음이 가는대로 길은 열리기 마련인지 건축설계 작업을 하면서도 글과의 인연은 계속 되더군요

실무를 배우던 회사의 사보 편집장, 건축전문지 편집장, 건축사신문 주간 등으로 글과의 인연을 지속하게 되었습니다

 

옳은 글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기고, 청탁을 통해 지면에도 글을 자주 싣는 기회도 많았습니다

내용은 없지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글이라서 그런지 잘 읽었다는 독자들의 반응도 가끔 들을 수 있었습니다

프로가 아니니 큰 부담없이 글을 쓸 수 있어서 글 쓰는 재미도 누리고 살았다고 해야겠지요

 

우연히 가입하게 된 수필전문지 카페를 통해  제가 쓰는 글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마츄어와 프로의 차이를 알게 된 셈입니다

독자를 의식하지 않고 써 왔던 제 글은 잡문 수준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문학이라는 영역에 들어가는 글과 그냥 쓰는 글은 다르기에 제대로 배워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을 먹으니 인터넷을 통해서 글쓰기를 배울 수 있는 길이 나오더군요

제가 가입했던 수필 전문지 카페에서 멘토를 모시게 되어 수필의 기본 글쓰기에 대한 지도를 받게 되었습니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풀게된 것이지요

등단 수필가인 멘토께서 제가 보내드린 원고로 지도를 해주시다가 사무실까지 찾아오시는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멘토께서 마침 부산에 살고 있어서 이런 만남까지 가능할 수 있는 행운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멘토께서는 하루종일 사람을 만나야 하는 일을 하는 분입니다.

 퇴근 후의 시간은 작품도 써야하고 가족과도 함께 해야하는데 제가 보내는 글을 다듬는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지요

그리고 1차관문을 통과했다며 사무실을 방문하여 마무리 지도를 해 주신 것입니다

 

수필쓰기에 대한 기본 공부에 대한 멘토링은 끝났다는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이제부터 그 기본 멘토링의 결과를 바탕으로 글쓰기를 해야하는데 그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30년 가까이 써 온 타성에 젖은 글쓰기 습관을 바꿔야 하는데 제대로 글이 되지 않습니다

 

고마움을 표현하고자 차를 권하였지만 멘토께서는 안타깝게도 커피를 좋아하고 차를 즐기지 않으시더군요

제가 드릴 수 있는 것은 차와 차에 대한 저의 부실한 조언인데...

하지만  차 마시기를 권하는 저의 차전도 의지를 전달했답니다

 

차에 대한 글을 쓰면서도 배운대로 쓰려고 애써지만 쓰고나면 불안함을 감출 길이 없습니다

차를 좋아하는 마음만 담으면 될 것이라 위안을 삼으면서 오늘도 시원찮은 글을 써서 올립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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