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1124
어떤 만남이 이렇게...茶緣으로
-無說子式 차생활-
옷깃만 스쳐도 전생에 수많은 緣故가 있어야하는 것이라고 하지요
하물며 개인적인 자리를 함께 하고 몇 시간의 대화를 나눈다는 건 지중한 인연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제가 쓰는 에세이 차 이야기를 읽는 분들과의 인연이 귀한 만남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온라인에서 글로 대화를 나누는 분들이 제 사무실을 찾아 오시기도 합니다
제가 쓰는 차 이야기를 읽으면서 차를 적극적으로 마시기 시작했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분들은 저에 대해 알고 싶은 게 많은가 봅니다
토요일 오후를 2주를 연이어 온라인을 잇는 찻자리를 가졌습니다
만약 두 분이 제 글을 읽고 저에 대한 적으나마 기대치를 가지셨다면 만남은 역효과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제 작업실에 테이블 한 켠에 만든 엉성한 찻자리에 시원찮은 차를 대접할 수밖에 없기에...ㅎㅎㅎ
앞 주에 만난 분은 종교 카페에서 제 글을 늘 읽으면서 블로그에도 자주 들르는 분입니다
다우라기 보다는 온라인 도반인 셈인데 불법보다는 차가 더 가까운 모양입니다
거제에서 부산까지 찾아온 정은 이제 도반보다 다우로서 이어질 것 같습니다
이번에 찾아온 분은 이미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만남을 이어가는 다우입니다
카페 회원으로 매일 만나고 다연회 다우로 매월 얼굴을 마주 하는 분이지요
귀한 차를 얻게 되어 멘토에게 전하고 싶어서 이렇게 달려 왔다고 합니다
차는 정이며 나눌 수 있는 귀한 매개체임을 알게 하는 자리입니다
비어 있어서 담을 수 있는 잔, 마음도 비워 두어야 정도 담고 이야기도 들을 수 있습니다
빈 잔에 차를 따르고 비워 둔 마음에 정을 채웁니다
언제부터 차를 마시게 되었냐는 저의 물음에 제가 쓴 에세이 차 이야기를 읽고 부터라고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차생활의 지도를 책임지라고 하는듯 합니다
무설자가 행하는 차생활은 깊이보다 넓이를 추구하는 것이니 늘 즐거울 수밖에 없지요 ㅎㅎㅎ
차도 사람도 단점보다는 장점을 찾아서 대합니다
차보다 사람을 더 귀하게 여깁니다
귀한 차를 찾는 '깊이의 홀로 차생활'보다 좋은 차를 즐기는 '넓이의 나누는 차생활'을 권합니다
깊이의 홀로 차생활은 더 귀한 차를 끊임없이 구하면서 다른 이와는 공유하기 어려운 독특함이 있습니다
넓이의 나누는 차생활은 나의 차와 다른 이의 차가 그다지 다를 게 없어서 나누고 더하는 보편성이 있지요
저를 찾아오는 분께 드릴 저만의 독특한 '차'는 없지만 차를 매개체로 나눌 저만의 '이야기'는 늘 풍성합니다
차를 매개체로 만나는 자리이니 처음 가지는 시간인데도 금방 편하게 이야기가 오갑니다
시간이 금방 흘러가니 헤어짐이 아쉽고 서운합니다
茶緣으로 만들어지는 자리는 볼 수는 없지만 나눔으로 주고받는 정이 있습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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