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1103
차 바 위
통도사의 한 암자에 신기한 바위의 전설이 있답니다
그 암자의 바위에는 작은 구멍이 있어서 매일 그 절에서 먹을 수 있는 만큼의 쌀이 나왔다네요
매일 그렇게 쌀이 나오니 그 절은 먹고 사는데는 지장이 없었겠지요
그런데 그 절의 주지스님이 마음에 괜한 욕심이 생겼나봅니다
'매일 이만큼씩 쌀이 나오니 이 바위 안에는 얼마나 많을까?'
그래서 바위 안의 쌀을 한꺼번에 가져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주지스님은 다음날 그 쌀바위를 깨기 시작했답니다
그 안에는 엄청난 양의 쌀이 있었을까요?
욕심을 내며 기대했던 쌀은 커녕 매일 나오는 쌀마저 잃고 말았다네요
제게는 차 바위가 있답니다
그 차바위 덕분에 제가 필요한 차는 마실 수 있답니다
저의 능력으로는 연분이 없을 귀한 차들이 늘 제곁에 있는 것이 차바위의 덕택이랍니다
그 차바위란 다름아닌 차를 마시면서 알게되었던 선배님들이지요
그 분들을 알게 되면서 조금씩 나눠주시는 귀한 차들이 종종 생기다 보니 제게는 차갈증이 덜하답니다
차를 알기위해 배움을 청하니 가르침을 주시면서 차도 함께 제 손에 쥐어 주시더군요
제가 소장하는 차들은 어쩌면 제 차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선배님들께 나누어 받은 차로 차생활이 풍성해지는 것처럼 제 차도 그렇게 나누어질 것입니다
이렇게 먼저 차를 시작한 분들을 차바위-차멘토로 모시게 되면 너무 행복하겠지요
막 차를 시작한 초보다우들을 위해 차바위가 되어 주는 것도 풍성한 차생활을 누리는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보이차의 세계에 막 입문한 분들은 제가 처음에 그랬듯이 길을 몰라 헤매고 있기 십상입니다.
제가 좋은 차바위님들을 만나 시행착오를 줄였기에 이제는 차바위가 되어 서툴지만 길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초보 다우님들은 차바위님을 잘 찾아 보셔서 시행착오를 줄이시고
이제 보이차 좀 알겠다 싶은 다우님들은 차바위가 되셔서 좋은 길잡이가 되어 주시길 바랍니다.
차바위...보이차를 마시기 시작한 다우님들은 꼭 찾아 보시길 바랍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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