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시음기

景谷馨茗차창-'10白龍須貢 보이(고수)차

무설자 2010. 6. 4.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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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차 시음기 100604

景谷馨茗차창-'10白龍須貢 보이(고수)차

100년 만의 가뭄에도 차향은 향기롭고

 

 

 

올해는 운남에 가뭄이 아주 심했다고 합니다

100년 만에 만난 아주 혹독한 가뭄이어서 중국 당국에서 인공강우를 뿌렸다고 했습니다

밭차라고 하는 재배차는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하므로 말라 죽은 차나무가 꽤 된다고 들었습니다

 

다행히 고수차는 뿌리가 깊이 내리고 있어서 그런 염려는 없었지만 봄차를 만드는데는 아주 힘들었다고 합니다

잎을 채취하는 시기는 늦었지만 뒤에는 비가 많이 내려서 좀 늦은 차가 되었습니다

그 가뭄을 이기고 만든 경곡 지역의 고수차를 구하게 되었습니다

 

경곡은 운남 사모시에 속한 곳이며 소수민족 중에 태족과 이족이 많이 산다고 합니다

경곡차는 그 맛이 달고 순한 것이 특징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과연 이 차도 그렇게 달고 순한 맛을 내줄까요? 

 

 

이 차는 올해 생산된 양이 적어서 차를 공급하신 분이 독점을 했다고 합니다

시음기를 읽고 차를 구하시려고 해도 찾질 못하실 것이니 이런 차는 인연이 닿아야 마실 수가 있답니다

대평보이에서 만들고 경곡형명차업유한공사에서 찍었다고 하는군요

 

 

경곡차는 경곡대백호라는 이름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차나무는 백호가 많은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서 만든 차로 알고 있습니다

명전에 가까운 시기에 따는 차에서 백호가 많다고 하니 어린 잎이 많이 들어간 차에서 백호가 많겠습니다

 

 

이 차는 비교적 백호가 많이 보입니다

이 백호가 시간이 지나면 금색으로 바뀌면 금호라고 부르며 잘 보관된 차는 금빛이 번쩍 번쩍...ㅎㅎㅎ

어떻든 백호가 많이 보이니 차가 아주 고급스럽게 느껴집니다

 

 

쇄청모차의 특징이 검은 녹색이 남다고 하지요

제 모니터의 색은 실제 병면을 그대로 잘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백호가 섞인 비율이 아주 황금비(?)라 생각 되는데요 ㅎㅎㅎ

 

 

긴압도 아주 적절하게 되어서 형태도 잘 나온데다가 손을 조심스레 풀어내면 잎이 손상되지 않고 풀려나옵니다

온전한 잎을 유지하여 우려야 차맛이 제대로 나오겠지요?

병면만으로 보면 아주 마음에 썩 드는 차입니다

 

 

병면에서 차를 조심스레 뜯어내어 4g을 만들었습니다

백호를 되도록 많이 담았습니다

처음 우리는 차이니까 맛이 최고라야 되겠지요?

 

 

자사호는 무늬만 자사호입니다

아주 얇게 만든 호라 액상으로 만든 니료를 부어서 만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가벼워서 쓰기에도 편하고 차맛도 괜찮게 내어줍니다

 

 

세번째 탕색입니다

아주 맛있는 색이지요?

사진으로 보아도 차의 액기스가 잘 빠져나온 농한 차라는 것을...

 

 

풋풋한 햇차의 신선함에다 달고 쓴맛이 아주 잘 조화된 맛있는 차로 나왔습니다

달기만 해도 쓰기만 해도 차라고 할 수 없겠지요?

풋풋한 운남의 계곡에 어린 안개의 농함과 신선한 바람으로 다가오는 시원한 공기를  느끼게 합니다

 

 

우선 첫탕은 부처님과 법정 스님께 올립니다

법정 스님은 생전에 보이차를 드셨을까요?

다른 건 욕심내지 않아도 좋은 차는 얻고 싶다는 스님이셨는데...

 

 

이제 양껏 맛있는 차를 즐깁니다

인연이 닿아야 마실 수 있는 차는 어떤 차일까요?

정답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차입니다

 

 

제가 마시고 있는 어떤 차라도 마음 먹고 몇통씩을 사지 않는 차는 모두 인연으로 마시는 차입니다

한 편, 두 편...혹은 샘플로 얻는 차일수록 귀하고 고마운 차입니다

한 편 만 판다고 하는 인연이 닿는 차라서 더욱 맛이 좋은 것 같습니다

 

 

엽저를 보시면 차의 내력을 안다고 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냥 눈길만 주고 맙니다

우려서 맛 있으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사무실의 차 선반에 모셔둔 부처님께 우선 공양물로 올립니다

아마도 부처님 시대에는 차가 없었겠지요?

그렇지만 온 세계의 차 마시는 불자들은 좋은 차는 꼭 공양물로 올릴 것입니다

 

인연이 닿아 이렇게 좋은 차를 마시니 지금은 이대로 행복합니다

저만 누리는 행복이 아니니 이렇게 이 글을 읽고 차 한 잔 하면서 우린 행복하다고 외쳐봅시다

행복 하시지요?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