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시음기

'10 산청 덕산 지리산 황차 - 늘 가까이 있는 벗으로부터 온 차

무설자 2010. 6. 28.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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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차 시음기 100627

'10 산청 덕산 지리산 황차

늘 가까이 있는 벗으로부터 온 차

 

 

 

 

 

내게 가장 가깝다고 여기는 벗을 생각해 봅니다

자주 만나는 친구? 오래된 친구? 아니면 일 때문에 만나서 서로 도움이 되는 친구?

하긴 이런 생각은  백에서 열을 찾고 그 열에서 하나를 고를 수 있는 게 아닐테지요

 

친구는 많을수록 좋다고 할수는 없지만 친구라고 기대거나 편하게 대할 사람이 없다면 삶은 얼마나 건조할까요?

보통 사람들이 친구라고 부르는 여러 부류가 있지만 차벗은 차를 특별히 좋아하는 사람들만있는 친구지요

차를 매개체로 만나게 된 벗이니 나이도 성별도 직업도 따질 필요가 없이 차만 좋아하면 그만입니다

 

밥은 때가 되어야 먹는 데다 내가 준비하지 않지만 차는 때도 없이 마시면서 내가 꼭 챙겨야 합니다

밥 친구는 누구나 먹는 밥이기에 따로 둘 필요가 없지만 차벗이 있으면 차를 마시는 정서를 나누는 특별한 기쁨이 있지요

온라인이라고 하는 인터넷 세상은 좋은 차벗을 만날 수 있게 하고 오프라인이라는 현실에서도 꼭 있어야 하는 벗이 됩니다

 

 그 차벗 가운데서 매일이다시피 연락을 주고 받는 분이 있습니다

거리는 멀~지만 마음으로는 늘 함께 있어서 가까운 벗이랍니다

차벗, 이제는 차로만 벗이 아니라 마음에 늘 담고 사는 사이랍니다

 

그 벗이 차를 보내 왔습니다

지리산 자락에 있는 동네, 산청 덕산이라는 마을에서 만든 차라고 합니다

이 차를 만들 때 이렇게 저렇게 발효차를 만드는 나름대로 노하우를 드려서 함께 만들었다고 합니다 

 

 

친애하는 무설자~~하고 정을 글로 표현했습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저의 답은 '情'입니다 ㅎㅎㅎ

 

 

 

한 3g정도 덜어내서 우릴 차로 삼습니다

마른 차를 코에 대니 풋내와 달콤한 향이 코를 즐겁게 합니다

우리 발효차도 이제는 일년내 마실 양을 준비해야 할 정도로 대체적인 수준에 올랐습니다

 

 

 

우리 발효차는 세차 과정이 없이 바로 물로 우려냅니다

중국차들은 녹차도 살짝 세차를 해주는 약간의 불안함이 있지요

하지만 찻탕에서 대부분 우려져 나오는 중요한 성분이 많으니 깨끗한 우리 차는 세차 과정으로 버리지 마세요 

 

 

 

 

 

이 맑고 깨끗한 탕색에 반해 버립니다

차는 눈으로 탕색에 반하며, 코로 향기에 취하고 입맛으로 맛을 즐기지요

일단 탕색이 시원찮으면 그 뒤는 별볼일이 없는 수가 많습니다  

 

 

 

우리 발효차는 드물지만 청차로도 만들고 홍차도 만들지만 대부분 황차입니다

황차로 만든 이 차는 우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단맛이 매력적입니다

아직 제맛이 나오려면 한 철은 지나야 한다지만 달콤하고 시원한 맛이 괜찮습니다

 

 

 

잎은 세작과 중작의 중간 정도가 되나봅니다

내포성도 좋아서 8번 이상 마실만한 내공을 보여줍니다

부담없이 마신다는 건 차 마시기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차벗을 닮아서인지 부드럽기도 하지만 살짝 풋내가 올라오면서 익은 차의 덜근한 단맛이 정말 좋습니다

열을 별로 쓰지 않았기에 후발효를 통해 맛의 변화를 지켜보며 즐기는 것도 좋겠습니다

밤에 우려서 내일 아침 딸래미 출근길에 마실 차병에 부어둡니다

 

 

 

아름다운 동행, 차벗과 저의 바람입니다

인생 후반전을 함께 정을 나누며 살 수 있는 좋은 벗을 둔다는 건 참 중요한 일이 아닐지요

차를 함께 마시고 정을 두루 나누고 삶의 의미까지 주고 받으니 이보다 행복한 일이 무엇이 있을까요?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