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시음기

2010년 여름에 가진 온라인 다우들과의 찻자리 이야기

무설자 2010. 8. 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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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여름에 가진 온라인 다우들과의 찻자리 이야기

 

 

 

 

 

온라인에서 매일이다시피 만나다보면 그리움같은 마음을 나누게 됩니다

얼굴은 보지 못하지만 통화도 하고 댓글로 쪽지로 안부를 주고 받으니 어떤 친구보다도 귀한 사이지요

휴가철을 맞아 서울의 다우 한 분이 부산에서 찻자리를 가질 것을 제의하였습니다

 

 셋이서 오붓하게 차 한 잔 하자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셋만 만난다는 이야기를 듣고 주변의 한 분 두 분...여덟 분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세 분, 진주와 마산에서 한 분씩 거기다가 저의 다우 중에서 최연소인 친구도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장소는 제가 섭외를 하게 되었는데 양산에 있는 제가 설계하여 지은 절로 잡았습니다

이 절은 원래는 화가이신 교수님의 은퇴 후의 작업실로 계획하였던 집입니다

그런데 퇴직 후에 출가를 결심하셔서 절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외관은 여느 전원주택 같은 분위기라 이입정사라는 입간판만 빼면 목조로 지은 팬션으로 보이지요

인구의 주차장에 면해서 우리가 묵을 요사채 동이 보입니다

멀리 보이는 산은 통도사가 있는 영취산 자락입니다

 

 

목조로 지은 집이라 운치가 있지요

덱크에서 서울에서 출발한 세 분을 기다리며 금산 주지스님과 한담을 나누며 여름 산의 정취를 즐깁니다

휴가철에 승용차로 길을 잡은 용감한 소울 다우의 결단에 야유를 보냅니다 ㅎㅎㅎ^^

 

 

절은 이렇게 세동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먼저 지붕만 보이는 동이 스님의 처소이고 2층으로 된 동이 대웅전과 약사전입니다

맨끝동이 우리가 묵을 요사채입니다

 

 

우선 대웅전에 들러서 삼배를 올려야지요

금산 스님은 특히 달마를 많이 그리시는데 절 곳곳에 독특한 달마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금산 스님의 달마도는 흔한 달마도와는 그 격을 달리합니다

 

 

이 공간이 우리가 차를 마실 곳입니다

열 분 정도까지는오붓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요?

차를 마실 수 있는 다구는 제가 셋팅을 해 두었습니다

 

 

요사채에 방은 큰 방 하나와 작은 방 두개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편리한 시설에다 목조 집의 정취가 하나되어 며칠 묵어가기에는 그저 그만입니다

방 하나는 전통 구들장으로 만든 온돌이니 겨울에 하루 묵어 가셔도 좋을 것입니다

 

큰 방입니다

좁게 자면 열분 정도도 묵을 수 있겠지요?

이 방에서 보이는 건너편의 풍경도 일품입니다

 

 

스님의 처소 앞에는 이렇게 연못도 있답니다

수련이 자태를 뽑내고 있습니다

여름의 아름다운 정경입니다

 

 

 

이제 찻자리를 펼칩니다

처음 뵙는 다우도 계시고 자주 뵙는 다우도 있지만 찻자리에 앉으면 금방 친해지지요

차는 정말 묘한 행복 바이러스입니다

 

 

팽주는 서울에서 온 다우가 맡았습니다

복장이 불량한 건 여름이라는 특수한 여건을 감안해 주시면....ㅎㅎㅎ^^

복장을 지적하는 손가락?

 

 

우선 준비한 차를 내놓습니다

무설자의 숙차-80년대 후반숙타차, 93맹해 숙전, 진기 50년 복전

제 다우의 02중차패 녹인숙병, 03 일과수 청병...

 

 

이 차는 아주 귀하다는 녹차를 진주 다우께서 준비하셨답니다

돈으로 사서 먹기에는 아주 비싸다고 하여 작은 봉지에 나누어 참석한 다우들께 주시네요

맛은...? 아주 좋았답니다 ㅎㅎㅎ

 

 

다식으로 준비된 경주 특산 보리빵입니다

경주에서 온 다우님이 준비해 오셨네요.

 

 

새벽까지 이어진 찻자리에 무슨 이야기들이 오갔을까요?

차 이야기, 사는 이야기...준비된 차만큼 풍성한 찻자리였답니다

한 여름 밤의 이야기는 끝이 없습니다

 

 

하늘소도 찻자리에 들어오려고 틈을 살피고 있습니다

모기, 나방, 나비까지 진입을 시도하지만 방충방이 그들을 막습니다

시골의 정취입니다

 

 

네시가 넘어 잠을 청하고도 일곱시에 기상하여 아침을 준비합니다

아침 주방장은 경주에서 온 다우입니다

메뉴는 라면...이지만 그 맛은 진수성찬 못지 않았습니다

 

 

아침을 먹고 이입정사 금산 주지스님과 한담을 나누고 있습니다

주지 스님의 달마도도 한 점씩 받아서 한 여름 밤의 찻자리는 마무리 됩니다

행복한 자리...올 여름은 이렇게 더위를 피해 차로 행복했습니다

 

 

진흙에서 피는 저 아름다운 수련처럼 힘든 삶에서도 행복을 찾았으면 합니다

먼 길을 찾아오신 다우님들, 즐거운 시간이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행복 하십시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