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짧은 차 이야기

부처님 가운데 차

무설자 2010. 4. 25.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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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통하는 보석
한 손님이 큰 보석상을 찾았습니다.
좋아 보이지 않는 보석에 유난히
비싼 가격이 매겨져 있었습니다.

"이 보석은 별로 빛도 나지 않는데
왜 이렇게 비쌉니까?"

주인은 웃으며 보석을 두 손으로
가만히 감쌌습니다.
"잠시만 계십시오."
얼마 후 주인이 손을 펴자 그 보석은
무지개빛 찬란한 보석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죠?"

"이것은 오팔이라는 보석입니다.
'마음이 통하는 보석' 이라고 부르는데
사람의 손으로 따스하게 감싸 주면
그때야 비로소 제 빛을 발합니다."

- 누구나 한번쯤은 잊지 못할 사랑을 한다 중에서 -



서로의 손을 잡아 주는 일에 소홀합니다.
잡은 손 사이로 가슴에
담긴 사랑의 온기를 나누십시오.

- 따스함은 만남 속에 이루어 집니다 -


=================사랑밭 새벽편지에서 퍼 옴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100425

 

부처님 가운데  차

 

 

 

 

 

사람을 처음 만나게 되면 보통은 공통분모를 찾으려고 하지요. 그래서 고향을 묻고 학연이나 지연을 따지는 것이 첫 만남의 주제가 됩니다. 세 사람만 서로 물으면 거의 같이 아는 사람이 나온다니 우연한 만남은 없답니다.

 

그러기에 학연, 지연등으로 억지 친분을 만들어도그렇게 특별한 일은 아니지요. 하긴 옷깃만 스쳐도 전생의 오랜 연분이 있다고 하니 모두가 특별한 만남입니다. 이렇게 특별한 만남의 인연으로 수많은 사람들과 살아간다는 것을 알까요?

 

저는 언제부턴가 사람과의 만남에서 끌어내려고 하는 주제가 있습니다. 상대방이 '차를 마시는가'하는 것입니다. 마신다고 하더라도 어떤 차를 즐기며 어떻게 얼마나 마시느냐....

 

온라인 모임의 정모에서 돌아오는 길에 비구니 스님과 제 차로 동행을 하게되었습니다. 절이 영주라 진주 시외버스터미날까지 카풀로 오면서 이런 저런 얘길 나누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차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는데 보이차에 대한 얘기도 하게 되었지요.

 

출가한지 제법 오래 된 분이신데도 수행에 대한 열정이 살아있는 스님이셨습니다. 출가수행자는 차를 마심에 있어서도 

의미가 남달라야 한다고 했습니다. 차맛에 치우쳐서 너무 값비싼 차에 집착해서는 수행자의 모습이 아니지 않겠냐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스님이 마시는 차는 누구라도 마실 수 있는 정도라야 음식을 대하는 태도에 맞는다고 봅니다. 또 신도들이 차를 공양하더라도 너무 경제적인 부담을 느끼지 않아야 하겠지요. 잿빛 옷을 입은 출가수행자가 값비싼 노차만 골라 마신다면...

 

그 스님께 숙차를 한편 보내드렸습니다. 2006년도에 만들어진 맛있는 숙타차였을 것입니다. 숙차는 만든지 5년 정도면 맛이 괜찮게 들기에 대중들과 즐겨 드시길 바랐지요.

 

차를 보내고 얼마후 통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거사님, 보내주신 차는 새로 부처님을 봉안하는데

복장물로 모셨답니다"

새로 모시는 佛像의 腹藏에 들어가는 물건으로그 차를 썼다는 것입니다

 

복장물은 아주 귀한 것으로 선택하게 되는데 그 차를 썼다는 것입니다. 값으로는 귀하다고 할 수 없는데 스님은 그 차를 선택할 수 있었나 봅니다. 차를 마시자며 나누고자하는 마음이 부처님께도 전해진 셈입니다.

 

그 차를 금전적인 가치로 따졌다면 선택될 수 없기에 다른 이유가 궁금합니다. 그 차는 값이 저렴한 차라고 말씀드렸기에 차를 몰라서 정했을리는 없을 터입니다. 아마도 마음으로 나눈 차이기에 부처님의 복장물로 선택했을까요?

 

가격으로는 칠 수 없는 마음이 담긴 차는 주는 이와 받는 이가 따로 없지요. 그저 마실 때마다 생각나는 그 사람의 전해준 마음이 차 한 잔에 담겨있겠지요. 마음에 담아 나누는 삶이 아름답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부처님 가운데 있는 차 한 잔을 올립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