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짧은 차 이야기

나눔차의 가치

무설자 2009. 11. 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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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밭 새벽편지에서 퍼 옴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090702

나눔차의 가치

 

 

어제는 집에 있는 숙차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동안 이런 저런 인연으로 모인 차가 꽤 됩니다. 숙차만 100여 편이 넘습니다.

 

그 중에는 쪼가리라고 할 수 있는 반편 짜리도 많이 있지요. 온전한 한편이 더 많지만 나눔을 통해 얻은 차들이 대부분입니다. 무설자가 숙차를 좋아한다고 하니 다우들이 보내온 차들이 많습니다.

 

3-5년 정도 묵은 숙차를 여유있게 사서 차를 모르는 이들에게 나눕니다. 표일배와 숙차를 선물하면 대부분 차를 마시게 됩니다. 차 마시기에 가장 편한 다구와 가장 편한 차를 만나니 차를 마시더군요.

 

이렇게 차 나누기를 한지가 몇년 되다보니 제게도 차를 보내주는 분들이 많습니다. 가격으로 치자면 한 편에 몇십만원 하는 숙차부터 올해 나온 신차들까지 그렇게 모였습니다. 차를 시작한지 오래된 고수들께서는 마시지 않는 숙차들을 나눠주니 제게는 참 값진 차지요.

 

차 한 편의 절대가격이 있지만 나누는 차의 가격은 따로 정할 수가 없지요. 내가 마시지 않는 차는 이미 차가 아니지만 누군가 마시게 되면 그에게는 귀한 차입니다. 입맛이 높아져서 더 이상 마시지 않는 차는 차를 모르는 분들에게 권하는 차로 써 보십시오.

 

주변에 차를 마시는 사람이 늘어나면 차를 통해 인연의 깊이가 달라집니다. 차 한 편마다 보내준 분이 누구인지 메모를 해두니 그 차를 마시면서 그를 생각하게 됩니다. 차의 맛이 깊어지고 차를 알게 되는 깊이도 더해지니 정도 깊어집니다.

 

차의 가치는 그 차의 액면가격이 아니라 차를 통해 깊어지는 인연입니다. 함께 마시기 위해 차는 차맛이 아니라 정의 깊이에 의해 그 맛도 더해집니다. 여유있는 차가 있다면 주변에 차를 마시지 않는 분에게 전해 보시길 권해봅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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