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시음기

김해 '08 청차 시음기

무설자 2009. 9. 10.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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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차 시음기 090911

우리 차의 미래를 보다

- 김해 '08 청차 시음기 -

 

 

 

 

時空을 초월한 만남을 가능하게 하는 온라인을 통한 인연으로 귀한 분을 다우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살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만남이지요

모자라는 글재주지만 부지런히 차생활의 단상을 글로 써 올리다보니 이런 귀한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40대라는 적지않은 나이에도 20대의 열정을 가지고 사시는 분입니다

약이 되는 식물에 관심을 오래두고 공부를 하다가 지금은 차에 인생을 걸고 사십니다

차의 발효에 관한 공부를 위해 중국까지 가서 배움의 열정을 아끼지 않는 모습에 부러움과 질투심까지...

 

지금은 모 대학의  대학원에서 제다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그 연구실에서 우리 차의 미래를 위한 여러가지 연구를 토대로 제다실험을 하고 있답니다

그 연구의 과정 중의 성과물을 조금씩 담아서 보내왔습니다

 

우리차의 미래를 열어가는 귀하고 귀한 것입니다

지금 그 분과 함께 연구실에서 집중하고 있는 것이 발효차입니다

우리 차잎으로 중국차를 능가하는 발효차를 만드는 것이지요

 

저도 차에 대한 이야기를 쓰면서 주변에서 권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왜 글 내용이 중국차만 주류를 이루는가 하는 것입니다

마음은 늘 두고 있었지만 우리차에 대해 아는 것이 없기에 그렇더고 변명을 하곤 했습니다

 

이제 이 다우를 알게되면서 나누어주는 가르침으로 우리 차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녹차 일색이던 우리 차가 요즘은 봇물 터지듯이 수많은 발효차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발효차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지요

 

돈을 주고 사서 마시기에는 함량 미달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 종류와 가격대비 맛에서 중국의 발효차와 아직 경쟁이 되지 않아보이기에 안타까움만...

하지만 이제 시장에 중국 발효차와 경쟁이 될만한 좋은 차들이 간혹 보여서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제 그 분이 보내주신 차 이야기를 좀 해 볼까요?

이 차의 산지는 김해입니다

장군차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차이지요

 

장군차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인터넷에 많이 올라와 있으니 생략하겠습니다

장군차는 우리나라의 다른 지역차와 다른 특징이 있다고합니다

녹차도 좋지만 발효차를 만드는데 유리한 차잎의 조건입니다

 

잭살이라는 이름과 황차라는 이름으로 출시되는 차가 많은 것이 우리 발효차입니다

그런데 이 차는 청차로 만들어졌습니다

만들어진 차 잎을 보면 흰색 황색 갈색 붉은색 녹색의 다섯 가지 색이 고르게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렇게 보물상자에 중국발효차, 제주발효차, 김해발효차를 조금씩 담아 보내셨습니다

공부 꺼리를 보내신 것이지요

그래서 이 글은 그 분께 보내는 리포트라고 하겠습니다

 

귀한 차인만큼 잘 숨겨놓은 아끼는  다구를 꺼냈습니다

중국에서 만든 2인용 다구인데 너무 이쁩니다

아내와 둘이 분위기를 잡을 때 쓰지요 ㅎㅎㅎ

 

차를 다관에 넣었습니다

유리숙우가 차맛을 변화시키는 성질이 있어서 숙우도 자기로 만든 걸 씁니다

다관에 그려진 연꽃도 예쁘지요? 

 

 

흰색 황색 갈색 붉은색 녹색이 어우러진 모습이 보이시지요

이 차를 보면 대만명차를 대표하는 동방미인이 생각나지 않으십니까?

벌레먹은 여름차 잎으로 만든다고 하지만 이 차는 어린 봄차잎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다관에 뜨거운 물을 부으니 향기가 거실에 은은하게 퍼집니다

평소에는 무심하게 관심을 두지않던 아내가 무슨 차냐고  관심을 보입니다

이 정도 분위기면 차맛이 궁금해지지요

 

 

숙우에 차를 따뤘습니다

푸른 빛이 살아있는 노란 탕색이 입맛을 다시게 합니다

온전한 맛을 보기위해 걸름망을 쓰지 않았지요

 

첫탕은 좀 연하게 나왔습니다

코 끝에 다가오는 과일향을 맡으며 천천히 입가에 갖다댑니다

녹차의 풋내가 살아있으면서 입 안에 그득하게 다가오는 단맛이 일품입니다 

 

두 번 째 탕부터는 조금 더 진하게 나오면서 입에 그득하게 담기는 맛이 일품입니다

'참 맛있네요'라고 차맛을 잘 이야기하지 않는 아내가 거듭니다

'참 맛있습니다'라는 말로 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물을 머금으니 녹색과 황색만 남았네요

저 녹색에서 풋풋함과 상큼한 향이 나오고 갈색에서 과일향과 단맛이 나오는 것일까요?

횟수를 거듭해도 향과 맛이 지속되니 차 마시는 즐거움이 이렇다고 할만한 차입니다

 

 

 

그 다우님은 이름을 붙여 출시하기에는 아직 멀었다고 합니다

시제품이라 건네기가 망설여진다고 하시지만 이렇게 맛있는 차도 드문 것 같습니다

중국차의 값이 우리 차보다 싸다 하지만 제 값을 받는 중국발효차는 우리나라에 들어오지도 못한다고 합니다

 

다우님이 참여하여 연구하는 연구팀의 성과에 기대를 걸어봅니다

이 결실이 나오면 중국차와 경쟁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우리 차가 나올 것 같습니다

중국 시장까지 생각하며 만든다고 하는 다우님의 표정을 떠올리며 밝은 한국차의 미래를 봅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