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짧은 차 이야기

늘 깨어있기 위하여-안수정등 이야기

무설자 2009. 8. 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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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남자를 위하여



남자들은 여자들이 기대하고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세심하고, 여리고, 허약하다.
허세를 부리지만 남자들 자신도 본질적인 허약함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으려한다.

여자들이 삶에서 느끼는 사소한 재미를
유연하게 구축할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양육된데 반해,
남자들은 그런 교육 과정이 생략되어 왔다.

권력관계에만 익숙해지는
강요된 남성성의 속박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남자들의 모임은 골프장은
물론 노래방에서도 권력관계가 된다.

윗사람이 노래 부르면 백댄서 해야 하고,
못해도 '잘한다' 해줘야 한다.
화장실에 가서도
'남자들이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다.'
라는 구호에 시달려야 할 지경이니까...

그러니 권력관계가 아닌 것에는 당황한다.
불쌍하지 않나?
아내들이 조금만 인내를 갖고
남편들이 이런 문제에서 스스로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코치해 줄 필요가 있다.

- 김정운 교수(명지대 여가경영학과) -



남자나 여자나 힘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서로 서로 격려하며 살아갑시다. ㅎㅎ

- 서로의 격려와 칭찬은 삶의 활력소 -

 

===============사랑밭 새벽편지에서 퍼 옴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090810

''안수정등(岸樹井藤)'' 이야기 

 

 

 

 

세상이 참 어렵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으니 이겨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무엇엔가 의지해서 있는 힘을 다해 매달려 버티고 있습니다.

 

불경의 불설비유경에 우리 인생의 무상과 우매함을 비유한 ''안수정등(岸樹井藤)''이라고 하는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광야에 한 나그네가 어디로 갈지 모르며 길을 헤매듯 걸어가다가 미친 코끼리에게 쫓기게 되었습니다. 몸 피할 곳을 찾던 나그네는 겨우 우물 하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급한 김에 그 우물로 들어가 그 밑으로 드리워진 등나무 덩쿨을 잡고 몸을 의지하게 되지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우물 밑바닥에는 네 마리의 독사가 입을 벌리고 있고 우물벽에는  작은 뱀들이 혀를 낼름거리고 있습니다. 어쩔 도리 없어 등나무 줄기에만 의지해야 할 형편인데 흰쥐 검은쥐 두 마리가 번갈아가며 그 줄기를 갉아먹고 있는게 아닙니까?

 

우물 밖에는 아직 그 코끼리가 기다리고 있으니 등나무 덩쿨에 매달려서 버틸 뿐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그렇게 매달려 있는데 입 안으로 달콤한 액체가 떨어집니다. 그 나그네는 한방울씩 떨어지는 그 달콤함에 빠져 이 위급한 상황을 잊고 있습니다

 

이야기에서 코끼리는 무상하게 흘러가는 세월을 의미하고, 등나무 넝쿨은 생명을, 검은쥐와 흰쥐는 밤과 낮을 의미합니다. 작은 뱀들은 가끔씩 몸이 아픈 것이고, 독사는 죽음을 의미하지요. 달콤한 꿀물방울은 인간의 오욕락(五慾樂) - 재물, 이성, 음식, 명예, 편안함의 욕망을 가르킵니다.


여기서 우리가 차를 마시는 것이 혹시 이 비유에서 든 꿀물방울이지는 않습니까? 이 어려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을 다해야하는 데도 그냥 잊기 위해 차를 마시지는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이야기가 우리 삶을 그대로 보여준다면 우리가 마시는 차는 이 상황에서 어떤 의미일까요? 

 

차를 즐긴다고 표현하자면 어떤 때는 주변 사람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어려움을 견딜 수 없다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즐기듯 이겨내라고 합니다. 차 한 잔의 여유를 가짐으로서 현재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상황들이 정체되어 있어 혼자 힘으로는 버텨내기 어렵다는 한계를 절감하면서 어디론가 도피하고 싶을 때도 많습니다. 그 앞에서 순간 순간 한없이 초라해져 나라는 존재의 상실감에 빠지는지는 착각에 몸서리 치기도 합니다. 이럴 때 마시는 차 한 잔은 내가 여기에 있음을 일깨워줍니다.

 

차를 마시는 시간은 나를 객관적으로 보게 하는 소중한 자리입니다. 매일 찻물을 끓여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이렇게 할 일을 만들어 준 모든 사람들을 위해 감사의 마음을 담아 봅니다. 제게 차는 가끔은 단맛을 즐기며 상황을 잊으려고도 하는 꿀물이기도 하지만 쓴 맛은 매 순간을 돌아보게 합니다.

 

늘 깨어있으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절실한 요즘입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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