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말과 거짓말
김수환 추기경을 찾아오는 사람들 중에는 - 김수환 추기경의 유머와 지혜 -
==============사랑밭 새벽편지에서 퍼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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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이야기 090228
참차와 거짓차
제 사무실에서 대만에서 들여온 노차를 품차하고 있습니다. 노차를 잘 아는 제 차 선생님이 품차한 결론은 차를 가져온 분이 준 정보와는 상당히 다른 결론이 나왔습니다
차생활에 입문하는 분들이 당혹스러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거짓차에 관한 내용일 겁니다. 차면 다 차지 참차와 거짓차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하지만 차를 샀는데 속았다고 하는 건 거짓차가 있다는 거지요.
거짓차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제값을 못하는 차를 말하는 것입니다. 마음 먹고 구입한 차가 지불한 값어치를 못한다면 그 실망감은 낭패에 가까울 겁니다. 가격을 알지 못한채 마시는 차는 그 기쁨도 순수하지만 가격이 매겨진 차는 그 맛에서 상대평가를 받습니다
그럼 참차는 어떤 차일까요? 우려지기 전에 얻은 정보만큼이거나 그 이상의 맛을 내는 차라고 표현해 봅니다. 차잎으로 만들었으면 다 차라서 차는 거짓이 없지만 그 차에 대해 부풀려지거나 만들어진 정보가 거짓차라는 오명을 씌웁니다.
특히 맛이나 향을 잘 분별하기 어려운 보이차에서 참차와 거짓차의 구분이 분분하지요. 차를 제공하는 이가 전하는 정보가 차를 구매하는 이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그 차는 거짓차의 오명을 쓰게 됩니다. 더구나 의도적으로 나이를 속이기 위해 가공하는 공정을 더한 차는 말 그대로 거짓차입니다.
보이차를 마신 차력(茶歷)이 일천한 다인일수록 불안감이 더 하게 됩니다. 같은 차가 참차도 되고 거짓차도 되는 건 오로지 차에 대한 믿음 하나로 정해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차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즐거워야 할 차생활을 힘들게 합니다.
차를 얼마나 알아야 안다고 말 할 수 있을까요? 보이차는 제법 오래 마신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가 차에 대해 아는 범위는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것과 다름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차에 대해 아는체하는 사람을 가까이 하기보다는 차를 좋아하는 사람과 가까이 하는 게 좋겠습니다.
차를 좋아하는 이가 마시는 차는 참차이고 차를 아는 체 하는 사람이 말하는 차는 거짓차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면 어떨런지요? 마시기 위해 구하면 가까이에 참차가 있고 내세우기 위해 욕심으로 차를 찾다보면 거짓차가 내 손에 들어올지 모릅니다. 차를 아는 체 하는사람보다 차를 좋아하는 이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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