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은 귀여운 청소부
개구쟁이 둘째 아들은요. - 우 혜 경(새벽편지 가족) -
======================사랑밭 새벽편지에서 퍼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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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이야기 090308
맛있는 차와 맛을 찾아 마시는 차
매일 茶飯事로 차를 마시면서도 차맛이 어떠한지 따져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밥도 밥상에 차려주는대로 가리지 않고 잘 먹지요. 음식점도 맛있는 집을 따로 기억해두지 않아서 손님대접을 할 때 낭패를 보곤 합니다.
입에 맞는 음식을 하는 식당을 잘 기억해서 그 집을 정해놓고 다니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분은 만약 그 집의 주방장이 바뀌어서 음식 맛이 달라지면 다시는 찾지 않겠지요. 그에게는 음식점의 인테리어나 손님을 맞는 분위기는 '맛' 다음입니다.
저는 음식점 중에서 한상 잘 차려내는 정식집을 찾습니다. 사무실 근처에도 정식집이 점심의 단골집입니다. 매일 바뀌는 반찬의 맛이 늘 궁금하고 무엇을 먹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지요.
차를 마시는 것도 밥을 먹는 것과 분위기가 비슷할 것 같습니다. 오로지 내 입맛에 맞는 차를 찾아 마시는데 주력하는 하는 분이 있지요. 저같이 어떤 차라도 그 차만의 특별한 맛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차마시는 분위기나 같이 앉은 사람을 우선하는 이도 있습니다.
'맛있는 차'를 우선하는 분은 절대미각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차를 한모금 입에 머금고는 그 차가 주는 여러가지 맛을 찾아냅니다. 고수일수록 그 맛을 감지하고 표현해내는 정도가 아주 디테일합니다.
자신의 입맛에 딱 맞는 맛이나 그렇지 않은 맛을 잘 구별하고 기억합니다. 그래서 기억 속의 마음에 드는 좋은 맛의 차를 찾습니다. 하지만 그 '맛있는 차'를 찾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맛을 찾아 마시는 차'는 어떨까요? 제가 차를 마시는 스타일입니다. 특정한 차보다 함께 차를 마시는 사람이 더 중요합니다.
저는 차맛을 디테일하게 살피기보다 차가 주는 큰 이미지를 받아들입니다. '차가 어때요?'하고 물으면 '참 좋습니다'하면 그만입니다. 제게 차는 매개체여서 차와 함께하는 분위기에 차가 함께합니다.
그래서 같은 차라도 함께 마시는 사람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집니다. 쓴 맛이 와닿을 때도 있고 단맛을 찾아 마시기도 합니다. 차마다 그 한 잔에 담긴 미묘한 맛을 제대로 찾아내기 어려워서 지금 다가오는 맛을 찾으면 그만입니다.
맛있는 차를 찾아 마십니까?
차가 주는 맛을 찾아 마십니까?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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