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짧은 차 이야기

맛있는 차와 맛을 찾아 마시는 차

무설자 2009. 3. 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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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은 귀여운 청소부

 

 

개구쟁이 둘째 아들은요.
어릴 때부터 요란스럽고 절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칭찬해 줄만한 것이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목욕탕에서 목욕하고 나오면서
청소를 말끔히 해 놓고 나온거예요.

편해진 만큼 당연히 칭찬을 해 주었지요.
그것이 내 아이가 처음 받은
유일한 칭찬이었었나 봐요.

그 다음부터...
제 아들의 장래 희망은 '청소부'가 되었어요.

학급에서 엄마들 모임이 있었는데
아이들 사물함마다 장래희망이 붙여있었는데
어느 아이의 사물함에는
'청소부', 이렇게 적혀있는거예요.

엄마들 웃을 때 저는 한 수 더 떠서
귀엽다면서 손뼉을 치며 따라 웃었는데
끝나고 보니 제 아들 창우도 같이 웃고 있었어요. (헉!)
그 담부터는 귀여운게 아니라 답답함이였지요.

공부를 못해서 그러는 줄 알고
공부 좀 시키자 하고 영어 학원을 보냈어요.

며칠 후 우연히 일기장을 보게 되었는데
영어 공부를 죽도록 열심히 잘 하겠다네요.
내심 웃으면서 '성공이다.' 하고 있었는데

일기장의 마지막에 마무리가... 기절 할만 했어요.
그렇게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서
미국 빌딩 청소부가 되겠노라고...

창우는 학교가 끝나면 파김치가 되어 돌아와요.
제 반 담임선생님은 물론이고, 옆 반 선생님까지
창우야~ 창우야~
"훌륭한 청소부가 되기 위해서 연습하자"

매일 이 반 저 반 어지러운 신발장 정리는 물론이고
애들이 싫어하는 구석구석 청소, 화장실 청소를
지쳐가면서 해댑니다.

저는 답답해했던 마음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자기 일을 저렇게 힘차게 한다면 반드시
인생이 행복할거라고요

칭찬 한 마디에 청소가 기뻐진 아들...
그래서 못난 엄마는 깨달았네요.
칭찬이 사람을 변화시키고 사람을 살린다는 것을요.

만나는 사람마다 그 사람의 달란트를 찾아내서
세상의 일꾼이 되도록 하는 일!

말의 씨를 잘 뿌리는 일로 하루를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 우 혜 경(새벽편지 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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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장점보다는 단점을 찾는 것이
습관이 된 것 같아요.

단점을 찾기는 쉽고
험담을 하는 것도 쉬운데
장점을 찾고 칭찬을 하는 것이
왜이이 어렵고 쑥쓰러운지...

하지만 바꿔봐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요?





- 오늘 내가 춤추게 할 대상을 정해보세요. -

 

======================사랑밭 새벽편지에서 퍼 옴

 

무설자의 에세이 차이야기 090308

맛있는 차와 맛을 찾아 마시는 차

 

 

매일 茶飯事로 차를 마시면서도 차맛이 어떠한지 따져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밥도 밥상에 차려주는대로 가리지 않고 잘 먹지요. 음식점도 맛있는 집을 따로 기억해두지 않아서 손님대접을 할 때 낭패를 보곤 합니다.

 

입에 맞는 음식을 하는 식당을 잘 기억해서 그 집을 정해놓고 다니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분은 만약 그 집의 주방장이 바뀌어서 음식 맛이 달라지면 다시는 찾지 않겠지요. 그에게는 음식점의 인테리어나 손님을 맞는 분위기는 '맛' 다음입니다. 

 

저는 음식점 중에서 한상 잘 차려내는 정식집을 찾습니다. 사무실 근처에도 정식집이 점심의 단골집입니다. 매일 바뀌는 반찬의 맛이 늘 궁금하고 무엇을 먹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지요.

 

차를 마시는 것도 밥을 먹는 것과 분위기가 비슷할 것 같습니다. 오로지 내 입맛에 맞는 차를 찾아 마시는데 주력하는 하는 분이 있지요. 저같이 어떤 차라도 그 차만의 특별한 맛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차마시는 분위기나 같이 앉은 사람을 우선하는 이도 있습니다.

 

'맛있는 차'를 우선하는 분은 절대미각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차를 한모금  입에 머금고는 그 차가 주는 여러가지 맛을 찾아냅니다. 고수일수록 그 맛을 감지하고 표현해내는 정도가 아주 디테일합니다.

 

자신의 입맛에 딱 맞는 맛이나 그렇지 않은 맛을 잘 구별하고 기억합니다. 그래서 기억 속의 마음에 드는 좋은 맛의 차를 찾습니다. 하지만 그 '맛있는 차'를 찾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맛을 찾아 마시는 차'는 어떨까요? 제가 차를 마시는 스타일입니다. 특정한 차보다 함께 차를 마시는 사람이 더 중요합니다.

 

저는 차맛을 디테일하게 살피기보다 차가 주는 큰 이미지를 받아들입니다. '차가 어때요?'하고 물으면 '참 좋습니다'하면 그만입니다. 제게 차는 매개체여서 차와 함께하는 분위기에 차가 함께합니다.

 

그래서 같은 차라도 함께 마시는 사람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집니다. 쓴 맛이 와닿을 때도 있고 단맛을 찾아 마시기도 합니다. 차마다 그 한 잔에 담긴 미묘한 맛을 제대로 찾아내기 어려워서 지금 다가오는 맛을 찾으면 그만입니다.

 

맛있는 차를 찾아 마십니까?

차가 주는 맛을 찾아 마십니까?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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