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짧은 차 이야기

유통기한

무설자 2008. 12. 27.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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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의 유통기한

 

 

늦은 밤, 한 청년이 24시간 편의점에 들어왔습니다.
행색이 지저분하고 몸에서는 냄새까지 나는 청년이었어요.
편의점에선 할아버지 혼자 계산대를 지키고 있었죠.

손님을 반갑게 맞이하는 할아버지를 뒤로 하고,
청년은 빵 진열대 쪽으로 성큼 걸어갔습니다.
청년은 빵을 하나씩 들고
유통기한을 확인하기 시작했어요.

벽시계가 자정을 살짝 넘어가는 순간,
청년은 기다렸다는 듯이 빵 하나를 들고
계산대 가까이 걸어왔습니다.

그런데, 계산대는 그냥 지나쳐
갑자기 밖으로 뛰어나가 버리는 것이었어요.
편의점에서 할아버지가
황급히 쫓아 나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청년은 어두운 골목으로 몸을 숨겼어요.

5분 가량 시간이 흐른 뒤,
청년은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편의점과는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습니다.

그런데 한 50미터 정도 걸었을 무렵,
청년의 어깨에 투박한 손이 가볍게 내려앉았어요.
편의점의 바로 그 할아버지였습니다.
할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서 있기만 했어요.

"아침에 먹을 게 없어서 훔쳤어요.
자정을 넘기면서 유통기한이 지난 빵이에요."
청년은 들고 있던 빵을 내밀며, 따지듯 말했습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웃옷 주머니에서 우유를 꺼내주며,
이렇게 얘기했어요.
"그런 빵이 하나 있었지.
목이 메일 테니, 이 우유와 함께 먹어요.
젊은이, 인정에는 유통기한도 없어요."


- 김승전 「뭉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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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속 인정의 유통기한은 얼마인가요?
혹시 삶이 너무 바쁘고 치열해서
남을 돌아볼 여유조차 갖지 못한건 아닌가요?
한번쯤 한 없는 인정을 베풀어보세요.





- 사랑은 주는 사람이 더 행복하답니다. -

================================사랑밭 새벽편지에서 퍼 옴

무설자의 짧은 차이야기 081227

유 통 기 한

 

 

 

보이차의 가장 큰 매력은 유통기한이 없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상인들도 보이차는 재고처리할 것이 아니라 재고가 많을수록 좋지요.

재고도 재고 나름이겠지만...^^

 

상인들에게는 재고라고 표현하겠지만 차인들에게는 藏茶라고 하나요?

차를 많이 가질수록 茶歷이 오래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부러움의 대상이지요.

저도 이래저래 모아둔 차가 한 스무통 가까이 되나봅니다.

 

숙차가 70% 정도 되고 생차는 그 나머지입니다.

생차는 묵혀서 노후를 준비하지만 숙차는 거의 다 차전도용(?)입니다.

생초보나 보이차를 모르는 분에게 이만한 차를 마시면 된다고 소개할 차들이지요.

 

어제 제가 즐겨가는 카페의 지기께서 차를 4통이나 푸신 차가 도착했답니다.

보이차 기초강의 코너를 운영하시면서 28 분에게 선착순으로 교재를 보내신 것이지요.

그 분은 장차하고 있는 차의 유통기한이 1년이 안 된답니다. 

 

 

 

나누는 것을 즐겨하는 차인들의 차는 손에 들어오기 무섭게 나갈 곳이 생기지요.

저도 그런 가르침을 받아서 주변에 차를 좋아하게 되는 분에게 기회가 닿는데로 차전도를 합니다.

제 차의 유통기한은 아직 남아있지만 얼마나 오래갈지는 저도 모른답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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