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해헌 8

단독주택 인문학 5 - 吉宅길택은 사람을 불러들이는 집

나의 첫 주택 작업이었던 부산 해운대 ‘관해헌’의 건축주가 새 집을 지어야 한다며 찾아왔다. 이십 년을 관해헌에서 살다가 집을 팔았다며 양산에 집터를 잡았다고 했다. 관해헌은 거실을 사랑채처럼 본채에서 떨어뜨려 배치해서 마치 정자에서 멀리 해운대 바다가 보이도록 설계가 된 집이다.     건축주는 이십 년이나 살았던 단독주택을 팔면서 새로 짓고 남을 값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돈도 자신이 양보해서 결정했다고 하면서 집을 팔았던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단독주택은 아파트와 다르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집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은 지 20년이 지난 단독주택인데?     왜 오래된 집을 팔면서 아쉬움이 남았을까?        집을 지을 당시 건축주는 건설회사 임원이었는데 업무상 밤늦게 귀가하는 ..

단독주택 知山心閑, 내 방이 편안해야 비로소 ‘우리집’

단독주택 知山心閑, 내 방이 편안해야 비로소 ‘우리집’ 건축사를 취득하던 그해에 첫 단독주택을 설계하는 기회를 얻었다. 지금은 단독주택을 흔하게 짓고 살지만 그때가 1994년이었으니 설계할 기회가 쉽지 않았던 귀한 작업이었었다. 거의 서른 해 전의 새내기 건축사는 의욕과 열정이 넘쳤을 때라 ‘단독주택이란 무엇인가?’라는 명제를 화두 풀 듯 애를 썼다. 관해헌觀海軒이라는 당호를 붙였던 그 집은 설계자인 나도 만족했지만 건축주도 그 집에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 관해헌은 일간지에도 소개가 되었고, 단행본에도 실렸으며 케이블방송이었지만 TV에도 방영이 되었으니 첫 단독주택은 성공적인 데뷔를 한 셈이었다. 관해헌을 화두로 잡아 풀어낸 결과는 이 시대의 집에 한옥의 사랑채를 들인 것이었다. 업무상 접대가 빈번..

단독주택 공사비가 궁금한가요? / 무설자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집 이야기9

무설자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집 이야기9 단독주택 공사비가 궁금한가요? 거의 30 년 동안 단독주택을 꾸준하게 작업을 해왔다. 설계에 앞서 건축주의 관심은 집의 규모와 공사비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된다. 몇 평 정도면 알맞은 규모가 되느냐? 평당 공사비가 얼마나 들여야 할지가 궁금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얼마나’의 기준도 이 시대의 집인 아파트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아파트 값이 미친 듯이 오르다 보니 단독주택 공사비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되었다. 그렇지만 예전에는 땅값과 공사비를 합치면 아파트에 비교해서 실랑이를 벌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집을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공사비의 상한선은 여전히 건축주에게 큰 관심이 된다. 단독주택이라는 특성을 감안하지 못한 평당 공사비에 대한 건축주의..

2013년 부산국제건축문화제 시민건축대학 초청강연회 제3강, 세상에서 하나 뿐인 우리 집짓기

2013년 부산국제건축문화제 시민건축대학 초청강연 제3강, 강연원고 세상에서 하나 뿐인 ‘우리집’ 짓기 도반건축사사무소 김 정 관 왜 집을 ‘만든다’고 하지 않고 ‘짓는다’ 했을까? -정성을 들여 만들어야 행복할 수 있는데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이 되는 세 가지 요소인 의식주인 옷과 밥, 집은 ‘만든다’라고 하지 않고 ‘짓는다’라고 쓴다. ‘짓다’라는 말을 어디에 쓰는지 사전에서 살펴보니 ‘사람의 의식주와 관련된 것을 재료를 들여 만든다.’라고 되어 있다. 하필이면 의식주와 관련된 것에 ‘짓는다’라고 쓰는 것에 흥미를 가지게 된다. 또 ‘글’을 짓고 ‘약’을 짓고 ‘농사’를 짓는 것이니 ‘짓다’를 붙이는 목적어는 생활의 근본이 되는 의식주와 함께 정성을 다해서 해야 하는 일에 ‘짓다’를 붙여서 쓰..

관해헌4-집을 지어 올리며

무설자의 단독주택 이야기 관해헌(觀海軒) 4-집을 지어 올리며 집을 지어 올리며 어떤 형태로 하여 구성된 평면과 조화롭게 할 것인가? 정자의 경사지붕이 중앙에서 다시 솟구치고, 2개층의 안채동의 볼륨이 어울리지 않으니 연결하는 주방식당부에서 키를 훨씬 키워 타워를 만든다. 물탱크부분을 의장적으로 강조하여 좌우의 어울리지 않는 두 곳을 거느릴 수 있도록 하여경사지붕의 다양함을 균형으로 극복했다. 대지의 주변이 어수선하고 대지에 인접하여 공동주택이 있으므로 복잡한 입면이나화려한 재료를 쓸 경우 오히려 어색하게 된다.최소한의 선으로 단순화 시키고 가장 기능적인 재료를 쓰기로 결정한다. 외단열마감으로 결정하고 건축주에게 재료에 대해설명을 드리자 의외로 흔쾌히 응해주었다. 기능적으로는 우수한 재료지만 재료의 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