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이르는 별칭이 일곱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별칭 하나 하나가 큰 의미를 지니고 있으니 마음에 잘 새겨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차를 늘 가까이 하는 사람이라면 아호나 닉네임으로 써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그 멋진 이름을 한번 살펴봅시다.
우선 이글의 근거는 다음 카페 불교인드라망의 '慧心鏡' 님 쓴 글에서 가져왔습니다
1. 감후(甘侯):
이렇게 이름을 붙인 분은 차를 이렇게 '달콤한 군주'로 부르면서 차를 가볍게 여기고 함부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타일렀다고 합니다
이처럼 멋진 표현이 있을까요?
세상의 달콤함이 그 종류도 많겠지만 차가 주는 달콤한 향미는 아주 특별하지요.
아무리 마셔도 질리지 않는 그 미묘한 달콤함입니다.
2. 삼백(森伯):
숲에 있는 나무 중에서 가장 어른이라는 뜻 같은데요?
차나무의 위치를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세상의 어느 나뭇잎이 차처럼 대접받을 수 있을까요?
낮은 곳에서는 티벳의 천막 안에서 소박한 그릇으로 양젖과 함께 끓여지는 수유차로,
높은 곳에서는 청조의 황제 곁에서 황금 잔에 담겨지는 그런 위치입니다.
낮은 곳에서도 높은 곳에서도 차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
3. 청우(淸友):
말 그대로 '맑은 벗'이라는 별칭입니다.
벗인데 맑은 벗이라면 어떤 사람을 이를 수 있을까요?
그 벗과 함께 있으면 나도 맑아질 것 같습니다.
그런 벗이 있다면 늘 함께 하고 싶을 텐데 그 벗이 늘 우리 곁에 있는 차입니다.
4. 낙노(酪奴):
좀 특이한 별칭인데, '락'(酪)자가 젖끓인 물이나 과즙을 끓인 물을 뜻하므로,
낙노는 '젖동'(乳童)이라는 뜻으로 풀 수도 있겠습니다.
달콤함이라는 표현의 가장 높은 이름인 낙을 붙여 그렇게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보조자라는 뜻입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이름입니까?
5. 소독신(消毒臣):
말 그대로 '소독을 해주는 신하'라는 뜻인데, 차가 모든 음식의 독을 풀어주는 존재라는 뜻을 강조한 것입니다.
이건 아주 차의 효능을 제대로 이름으로 붙인 것이네요.
내 몸과 마음의 불순물을 다 떨쳐내는 역할을 해주니 늘 우리 곁에서 애를 많이 쓴다는 거룩한 이름입니다
6. 척번자(滌煩子):
'번거로움을 털어내는 님'이라는 뜻의 별칭인데, 아주 철학적인 의미를 느끼게 하지요?
차를 마시면 절로 그렇게 되는 게 아니라 차 생활을 통해 맑아지는 일상이 우리네 삶이 평안해지기 때문이라 여깁니다.
차, 다기, 다원, 차의 역사 그리고 다우로 인해 내 일상의 번거러움이 쉬어지게 됩니다.
7. 불야후(不夜侯):
차가 정신을 맑게 하여 잠을 줄이게 한다는 뜻에서 붙인 것 같습니다.
즉 '밤이 잊게하는 군주'라는 뜻일까요?
그래서 그는 가끔 차를 '잠을 깨우는 스승'이라는 뜻으로 '파수자'(破睡子)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잠을 줄여 배움을 이루려는 많은 분들이 좋아할 이름 아닙니까?
이렇게 일곱 가지 차의 별칭을 살펴보노라니 내가 닮고 싶은 모습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부드러운 분위기로 나이를 먹은 사람이 되어야 하고, 맑은 정신을 가져야만 말과 행동도 정갈해질 수 있을 것이며,
군림하려 하지말고 배려하고 나누는 마음과 행동으로 함께 해야 하겠지요.
또 늘 차를 가까이 하면서 건강을 지키고 맑은 마음을 가지면 늘 깨어있는 일상에서 지낼 수 있고,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면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는 생활을 할 수 있겠습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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