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할아버지, 오신 김에 차 한 잔 할까요?

무설자 2024. 6. 1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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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40617

할아버지, 오신 김에 차 한 잔 할까요?

 

 

 

 녀석 참, 이제   지난 손주가 이런 말은 어디서 들어보지도 않았을 텐데 할애비한테 차를 청한다.

"할아버지, 오신 김에   잔 할까요?"

그냥    달라고 하면 손주를 만날 때마다 차를 마시니 익숙한 말인데 그날따라 의아한 표현을 썼다.

 

할아버지는  마시는 사람으로 낙인을 찍어둔 손주다. 사실 차맛이라는  달콤한 음료수도 아닌데 할아버지와 마주 앉아 차를 마시는  보면  신통하다. 그렇다고  맛도 없는 차를 억지로 마시라고  나이가 아닌데 할배만 보면  마시자는 말부터 꺼낸다.

 

이제 말이 늘어서 만날 때마다 깜짝 놀랄 표현으로 할애비를 놀래킨다. 이번에는 오신 김에    하자니 이렇게 응용해서 쓰는  보통이 아니다. 집에 들어서자 말자 청하는 차를 기다리게   없어서 쟈킷만 벗고 찻자리를 벌였다.

 

 

할아버지와 손주 사이라도 공통 관심사가 없으면 주고 받을 말이 많지 않다.  녀석이 자라는  눈깜짝할  만큼 빨라서 언제 말이 통하지 않아 같이 놀아주지 않을지 모른다. 그런데 다행히 두돌  부터 지금까지    하자는 말은 손주가 먼저 꺼내니 다행이지 않은가?

 

혈육이면 그냥 살아도 마냥  지낼  있다고 여기는  오판이다. 부부라고 해도 함께 도모할  있는 일이 많아야 둘만 살아야 되는 세상이 외롭지 않다.  좋게 손주와 가깝게 살고 있다고 해도 공유할 거리를 만드는  너무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 손주는 스스로  마시자고 청해왔으니 이렇게 기특할 수가 없다. 그렇지만 방심할  없는  언제 변할지 모르는 사람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손주가 좋아할 만한 차를 찾아서 차의 향미에 매료될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할아버지, 오신 김에   잔 할까요?"

 

지향아, 할아버지는  김에 차를 마시는  아니라 너하고  마시려고 왔단다.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