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이야기/도반에서 지은 집 28

싱글맘이 짓는 단독주택 11-창호에 대하여

집을 지으면서 가장 돈을 아끼지 않아야 할 자재는 어떤 것을 들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단 하나로 딱 떨어지는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다. 그야말로 사람마다 주관적인 선택을 할 수 있으니 우문이라 할 수 있다. 설계를 하면서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내 답을 얘기하자면 창호이다. 창호는 창과 문을 통틀어 이르는 말인데 선택 장애를 일어킬 정도로 다양한 제품이 있다. 디자인도 그렇지만 가격대도 다양해서 지불해야 할 적정한 값을 정하는 것도 어렵다. 창호는 쾌적한 실내를 지키는 첨병 나는 왜 집 짓기에서 돈을 아끼지 않아야 할 자재로 창호를 선택했을까?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한데 집을 구성하는 하드웨어에서 움직이는 건 창호뿐이기 때문이다. 현관문을 통해 집으로 드나드는 현관문, 마당으로 나가고 들어오는 거..

싱글맘이 짓는 단독주택 12-설계자가 된 사연

처음에는 동녘길 단독주택 설계 작업에서 계획 설계 과정까지만 참여하기로 했었다. 건축주가 세운 집짓기 예산에서 책정된 설계비 범위를 고려해서 내 역할을 그만큼 잡기로 했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제안한 경량철골을 골조로 짓는 집이라면 시공자가 주도하는 집짓기라서 설계와 행정을 분리해 설계비를 줄일 수 있도록 계약 방식을 제안했었다. 내가 맡은 계획 설계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건축주의 다급한 요청이 들어왔다. 경량철골로 짓는 단독주택 전문업체에 개략 공사비를 문의해 보았는데 예산을 초과한다는 것이었다. 집은 꼭 지어야 하는데 준비할 수 있는 예산을 넘어선다니 건축주에게 이보다 답답한 일이 또 있을까? 경량철골 주택을 전문으로 짓는 지인이 있어 최근 공사비를 문의를 해보았다. 그런데 지인도 건축주가 알아본 공사비..

싱글맘이 짓는 동녘길 단독주택 1 - 단독주택을 꼭 지으려고 하는 분께

단독주택은 아파트와 다르게 내 의지대로 지어서 살 수 있답니다. 만들어진 집을 돈만 주면 살 수 있지만 선택 요건은 투자 가치가 우선이 되지요. 우리 식구가 행복하게 살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로 아파트를 선택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아파트 분양 광고지에는 입주하기만 하면 무조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문구 일색이지요. 그런데 분양 전단지에는 행복이 넘쳐난다는 문구로 가득한데 신축일수록 행복에서 더 멀어진다는 느낌을 받으니 참 아이러니합니다. 왜 그런고 하니 아파트는 시행자의 이윤에 초점을 맞춰 설계되기 때문이지요. 신축 아파트는 더 높게, 더 많은 세대수로 단지를 만들고, 첨단 제어 시스템이 들어가 더 편리하게 살 수 있게 공급됩니다. 그런데 초고층, 거대 단지에다 첨단 시스템이 들어 있다..

싱글맘이 짓는 동녘길 단독주택 10-집만큼 작은 마당에 담을 넉넉한 행복

단독주택에 지어 살고 싶은 이유가 마당을 밟으며 사는 걸 꿈꾸었기 때문이라는 사람이 많다. 잔디 깔린 마당이 있는 빨간 지붕 집, 저녁이면 연기가 피어오르는 굴뚝까지 있어야 그림이 된다. 그래서 넓은 마당에 잔디가 초록 초록 깔려야 바라던 집으로 그림이 완성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싶다. 마당이 우리 주택의 정체성인 걸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처럼 마당에 진심인 집을 가진 나라는 없을 것이다. 어느 나라나 할 것 없이 실내 공간 위주로 집을 쓴다. 다른 나라의 단독주택은 외부 공간을 정원으로 꾸미거나 중정을 두어 채광이나 통풍을 위한 역할을 도모할 뿐이다. 우리나라 주택의 원형은 조선시대 한옥에서 찾으면 되는데 마당의 역할을 주목해 보자. 한옥의 마당은 요즘 집처럼 넓게..

싱글맘이 짓는 동녘길 단독주택 9-욕실에서 들리는 웃음소리

우리나라의 주택은 아파트가 기준이 된다. 최근에 지어진 단독주택을 잡지 등의 매체를 통해 보아도 욕실은 아파트의 그것과 다름없다. 욕조나 샤워기, 세면대, 변기가 한 공간에 들어 있는 욕실은 어느 집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 아파트 현관 앞에 있는 공용 욕실과 안방 전용 욕실로 다른 공간은 평형에 따라 분위기가 다르지만 욕실은 거의 비슷하다. 원룸에 가도, 중대형 아파트에 가도 욕실만 큰 차이가 없다. 심지어 단독주택에도 다르지 않아서 법으로 욕실을 규정하고 있나 싶을 정도이다. 아파트는 상품이니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단독주택은 건축주가 바라는 대로 달리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동안 단독주택이나 상가주택 등 주거 건축물을 설계해 오면서 욕실을 다양하게 변화를 주며 작업해 오고 있다.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