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고 떠나기 무설자의 에세이 차이야기 0902 버리고 떠나기 이삿짐을 쌉니다 서른 다섯 평을 가득 채웠던 짐을 버리고 스물 한 평으로 옮길 짐을 꾸립니다 버릴 것과 가져갈 것을 나누고 가져갈 짐도 풀어놓지 못할 짐은 박스에 따로 포장을 합니다 육년 전 이 곳으로 짐을 풀 때는 다시는 옮기지 않으리라 했던 그 .. 사는 이야기/세상 이야기 2009.01.19
겨울 소나무 12월, 한 장 남은 달력이 추워 보입니다. 열두 장을 넉넉하게 두고 시작했던 일년이 어느새 지나버리고 달랑 한 장이 남아 저를 쳐다봅니다. 어느 해보다 바삐 살았던 한 해였건만 이렇게 회한이 몰려오는 건 왜일까요? 아직 본격적으로 추위가 온 것도 아닌데 몸으로 마음으로 느끼는 한기는 한 겨울 .. 사는 이야기/말 없는 말 2008.12.04
하루 아무 생각이 없다. 아니 생각을 하기싫다고 해야하나? 그냥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이런저런 생각을 흩어놓다가 줏어 담기 싫어서 그냥 내던져놓았다. 책상 위가 어지럽다. 일하는 책상인지 온갖 서류, 책, 잡동사니가 널부러져있다. 작업해야할 것이 많은데 손을 대기가 싫다. 모니터 안에 들어가고 싶듯.. 사는 이야기/세상 이야기 2008.10.07
남의 소를 세는 사람 불경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사람이 아침이면 집을 나가서 남의 목장에서 하루 종일 소를 세다가 돌아오곤 했습니다. 얼굴에는 수백 마리를 세고 난 뒤의 충만감으로 가득했지만 제 집에 있는 소 한 마리가 허술한 외양간을 밀치고 도망간 것은 며칠이 지나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내 집에 있는 .. 사는 이야기/말 없는 말 2008.09.18
길에 서서 낯선 여행 여행은 지도가 정확한 지 대조하러 가는 게 아니다. 지도를 접고 여기저기 헤매다 보면 차츰 길이 보이고, 어딘가를 헤매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보인다. 곳곳에 숨어있는 비밀스러운 보물처럼 인생의 신비가 베일을 벗고 슬그머니 다가올 때도 있다. 어느 낯선 골목에서 문득 들려오는 낮은 .. 사는 이야기/말 없는 말 2008.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