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이야기/풀어 쓰는 건축이야기

오래된 절은 참 편안해요

무설자 2005. 9. 1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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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절은 웬지 편안합니다.
불교를 종교로 가지지 않은 사람들도 그런 편안함을 찾아 산사를 찾는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절은 명당에 있다고들 합니다.
큰 산에는 명찰이 다 있죠.
그 자리에 절이 없으면 오히려 제대로 경치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이 자연 속에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앉아있죠.
 
풍수지리라는 것이 요즘까지도 묘자리를 잡을 때 쓰는 것이라고 알아서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기쉽습니다.
하지만 묘자리를 잡는 것은 음택풍수라고 하여 조선시대에 와서 유교의 영향으로 매장을 위한 좋은 자리를 잡는데 많이 쓰이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고을 터를 잡고 집을 지을 때 사람이 살기에 가장 적합한 터를 찾는 일종의 지리과학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렇다고 하여도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일반해가 되지않다보니 다소 신비주의적인 사항이 개입되지 않을 수가 없고 그것이 너무 확대해석되어 형이상학적인 쪽으로 기울어지게 된 것이 사실입니다.
여기에 절터를 잡는 것도 천년을 가기위한 제반조건을 따져서 짓게 되었겠죠.
 
하지만 그렇게 지은 절도 전쟁으로 없어지기도 하고 불이 나서 없어지기도 하고 사람이 살지 않아 허물어지기도 하는 무상의 도리에 벗어날 수 없는 것이랍니다.
그런데 그러한 절 중에서 군사적인 필요에 의해 일종의 군기지적인 차원에서 지은 경우도-옛날에는 스님들이 군인의 역할도 했거든요-있고, 그 지역의 고을의 흉한 기운을 다스리는 비보차원에서 탑이나 절을 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일반적인 경우에는 스님들의 수행처로서, 왕실의 원찰로서, 신도들의 기도처로서 적합한 곳을 찾아 지었다고 해야 하겠지요.
그러한 용도에 맞춰서 풍수적인 길지를 잡아 집을 앉혔습니다.
땅에도 좋은 기운이 있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우선 바람이 많이 들지 않는 곳, 산세가 수려한 곳이면서 앞에 물이 흐르는 곳 등이 일반적으로 좋은 땅이라고 하지요.
 
땅의 전체적인 형국에 맞춰 규모도 결정을 하고 한 곳에 모아서 짓기도 하고 여러 곳으로 나누어서 짓기도 했답니다.
어떻든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주변의 지형을 살펴서 적정한 규모로 지었으니 자연과 하나되는 환경생태학적인 집을 지었다고 해야겠죠.
 
그래서 오래된 옛절은 누구나 가더라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