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이야기/풀어 쓰는 건축이야기

고래, 뭍으로 오르다

무설자 2005. 9. 3.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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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떠나자 고래 잡으러
삼등 삼등 완행열차 기차를 타고~~
 
오래된 노래죠 ^^
 
한국 고래잡이의 전진 기지였던 울산 장생포
그곳에 그래에 대한 모든 것을 모아 놓은 고래 박물관이 생겨습니다.
 
건축사신문에서 탐방을 다녀온 얘기를 좀 하겠습니다.
 
 

 
설계자는 울산 가가건축사사무소의 이근우 건축사입니다.
 
보통 박물관이나 전시관은 1층 내지 2층으로 지어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고래박물관은 3층으로 설계되었습니다.
계획단계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순전히 대지의 사정으로 결정된 것이지요.
 
해양공원의 전체 사이트는 여유가 있지만
박물관을 설계할 당시는 마스터 플랜이 확정이 되지 않아서
정해진 대지의 틀 안에 넣을 수 밖에 없어던 것이지요.
 
바다에서 고래가 뭍으로 올라 왔습니다.
포경이 금지되고 시간이 지나서 울산 앞바다에서도 고래가 많아졌습니다.
돌아온 고래를 형상화 시켰죠 ^^
 
 
 
그 옛날 바다를 누비며 고래를 잡던 포경선입니다.
온전히 남은 유일한 포경선입니다.
 

 

이 대포로 고래를 쏘아 잡았겠죠?
 
 

 

 

울산 반구대 암각화입니다.

원시시대에 고래 관련 그림이 새겨져 있는 귀중한 자료입니다.

박물관에 모형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한국귀신고래 뼈 입니다.
일본에서 기증을 받았답니다.
 
이 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는 많은 자료들이 일본에서 기증을 받았다는군요.
이런 면에서도 우리나라가 많은 것을 일본에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2층에서 진입하여 3층으로 올라갔다가 1층으로 내려오면 체험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박물관이 단순히 전시된 것을 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
고래 형태 만들기, 그리기 등을 통해 보다 효과적인 교육의 기회를 만들기 위한
공간으로 구성이 되었습니다.
아주 호응이 크다고 합니다.
 
 

이제  다녀온 이야기를 끝맺음을 해야겠습니다.
완공된 작품에 건축가의 의도를 무시한 작업이 많았습니다.
옥상으로 올라가는 외부계단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벽을 쳐서 막아 버리고
디자인 된 난간을 스테인레스 기성품으로 바꿔 버리는 등
시공 중에 설계자인 건축가는 변경내용에 전혀 곤계되지 못했습니다.
 
2층의 주 진입공간에는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넓은 피로티 공간을 만들었지만 태풍 등의 염려로 일방적인 유리 벽이
설치되어 버려서 컨셉을 완전히 깨뜨려졌습니다.
 
건축물의 그 어디에도 건축가의 이름이 새겨진 초석을 찾아 볼 수도 없었습니다.
박물관 옆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의 현황판에도 시공자와 감리자는 있는데
설계자는 없더군요.
 
설계자인 건축가가 무시되는 울산의 현실,
누군가가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거대화되는 되는 도시를 아름답게 가꾸는 가장 큰 책임은 건축가가 져야할 것인데
그 건축가를 무시하는 행정이 정말 도시를 책임질 수 있을까요?
 
그래도 건축가는 제 피와 살을 태우며 혼신을 다해
좋은 집을 만들기 위해 잠을 줄여 애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