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스크랩] 천년고다수차(포커스,이규행)

무설자 2005. 8. 2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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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FOCUS 2004년 10월 4일 월요일

 

  요즘 유통되고 있는 보이차 가운데 인기품목의 하나는 '천년고다수차(千年古茶樹茶)'라고 한다. 보이차 애호가이 이런 차를 선호하는 까닭은 두 가지로 설명된다.

 

첫째, 천년고다수차는 일반적인 야생교목차와 공급량에서 크게 차별적이라는 점이다. 대엽종(大葉種)인 교목차로 만든 보이차도 근래에는 그리 흔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보이차는 재배종인 관목차로 만들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교목 보이차를 구할 수 있는 것도 행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하물며 천년이상된 오랜 차나무에서 채취한 잎으로 만든 보이차에 이르러서는 더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진짜 천년고다수차는 공급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희귀품 취급을 받고 있을 정도이다.

 

 

둘째, 천년고다수차와 일반적인 교목차와는 차잎이나 맛에서 현격한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천년고다수차는 천년이 넘는 세월동안 하늘과 땅의 영기(靈氣)를 마시고 자란 것이기 때문에 기운이 강할 뿐만 아니라 차잎의 생김새도 전혀 다른 것이 특징이다.

 

천년고다수의 차잎이 일반적인 교목의 그것과 구분되는 결정적인 특징은 차잎에 야생방게다리처럼 생긴 줄기가 있느냐의 여부이다. 천년고다수차를 보면 검푸른 차잎에 엷은 황색의 방게다리 줄기가 뚜렷하게 나타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천년고다수차가 오랜 세월에 걸쳐 온갖 식물 및 곤충과 더불어 공생공식(共生共息)해 왔음을 나타내는 증표인 셈이다.

 

천년고다수차 가운데 대표적인 것으로 손꼽힐 수 있는 것은 헤시화(何仕華)씨가 감제(監製)한 것이다. 운남사모(思茅)지구의 차엽학회(茶葉學會) 이사장인 헤씨는 이른바 보이차의 대가(大家)로서 명망이 높다. 특히 그는 천년 이상 된 고다수를 발견하여 세상에 알린 것으로도 유명하다.

 

진원천가채(鎭源千家寨)에 있는 2700년된 차수왕(茶樹王)을 발견하여 학계에 논문으로 보고한 것도 그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운남성 여러 곳의 고다수를 찾아 실태를 보고한 것으로도 기록되어 있다. 말하자면 고다수에 관한한 그가 당대의 제1인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감제한 천년고다수차는 보이차의 족보격인 보이차 도록(圖錄)에도 실려있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인연이 있어 이 차를 몇 편 구해 즐길 수 있었다.

 

이 차의 차맛은 여느 청병보이차와는 확연하게 달랐다. 뒷맛의 깨끗함은 청량감(淸凉感)이라는 단어만으로는 느낌을 제대로 나타내기에 부족했다. 게다가 차 기운에서는 영기 같은 것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운남의 고다수차는 헤씨의 차이외에도 여러가지가 있다. '천년노수(老樹)공품(貢品)청차병(靑茶餠)'을 비롯하여 '맹해천년고다수병' '금죽산야생원 차천가채'등 다양한 상표가 부착되어 시중에 나돌고 있다. 그러나 고다수차라는 이름의 것이 반드시 '진짜'라는 보장은 없다는 점을 명심해 둘이 일이다. /본지 발행인


 
가져온 곳: [보이차]  글쓴이: 보이차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