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스크랩] 변두리 보이차 이야기(포커스)

무설자 2005. 8. 25. 17:19
728x90

변두리 보이차 이야기

 

보이차란 이름은 상표라기보다 보통명사화 된 차 명칭의 하나다.  본래 중국 윈난성에 있는 보이(普?)라는 지명(地名)에서 유래한 이 차는 이른바 흑차(黑茶)의 대명사로 일컬어진다.  한데 우리나라에선 이런 보이차를 고유상표로 등록해 법적 쟁송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사법 당국의 최종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지만 자칫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하긴 보이차가 유명해 지는 상황에서 상표권을 확보해 독점적 지위를 누리려는 충동은 있을 법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다인(茶人)의 세계에선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에서 보이차는 이미 보통명사화 된 것이기 때문에 차의 명칭으로 말미암아 분쟁이 일어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실제로 보이차는 본고장인 윈난성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주변의 다른 지역에서도 보이차라는 이름으로 제조 판매되고 있다.  심지어 대만에서도 보이차가 제조되어 성가(聲價)를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만에서 만든 ‘천인(天仁) 보이차’가 시중에 나돌고 있다.  이 보이차는 타이베이의 천인다업(天仁茶業)에서 만든 것인데 품질보증을 표방하고 있을 정도다. 

 

중국 외의 지역에서 만든 보이차로 유명세를 타는 것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으로 홍태창원(鴻泰昌圓)차와 하내원(河內圓)차를 손꼽을 수 있다.  홍태창원차는 윈난성에 있던 ‘홍창’이란 이름의 업체가 타이에 합작 설립한 법인을 말하는 것이다.  홍태창보이차는 한동안 가짜 제품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차 애호가들의 선호품이 되었다.  홍태창의 찻잎은 베트남, 미얀마 등의 것을 원료로 사용했기 때문에 가짜 제품이 만들어질 여지가 그만큼 적었던 것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유명세 탓으로 홍콩에서 윈난성의 찻잎으로 속성 발효시켜 만든 ‘홍태창’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따라서 80년대 이후의 홍태창 보이차는 품질을 엄격히 군건瞞?한다는 것이 하나의 공론(公論)이다.

하내원차의 ‘하내’는 하노이(HANOI)의 한자 표기다.  하내원차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든 보이차를 나타내는 상표다.  베트남 북부는 윈난성 남부와 접경을 이루고 있어 차나무와 차성(茶性)에서 거의 같다고 할 수 있다.  60년대 이후에는 하내원차가 본격적인 수출품으로 등장했고 홍콩, 싱가포르, 방콕 등지의 화교들이 즐겨 찾았다고 한다.  하내보이차는 차향에서 잡맛이 풍기는 것과 원차의 크기가 윈난 보이차보다 약간 크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 내가 맛본 변두리 보이차로는 마카오에서 만든 ‘세일링 보트(Sailing Boat)’라는 상표의 병차가 있다.  한때 유럽에 수출했다는 이 차는 맛이나 향이 매우 청순했다.


 
가져온 곳: [보이차]  글쓴이: 보이차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