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스크랩] 청차와 청병(포커스,이규행)

무설자 2005. 8. 2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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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2004년 6월 14일 월요일 FOCUS 46면

 

  보이차 가운데 청병(靑餠)이나 청차(靑茶)가 빈번하게 화제에 오른다. 이른바 흑차(黑茶)라고 규정된 보이차에 청차라는 이름이 걸맞지 않기 때문에 화제는 논란으로 비화되기도 한다.

 

그러나 보이차의 내력을 살펴보면 운남청차가 곧 보이청차나 보이청병으로 불리게 된 것을 알 수 있다. 구태여 청병이나 청차로 구분한 까닭은 1970년대 초에 나온 인공 후발효차인 일반적인 보이차와 차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된다.

 

홍콩이나 광동성 등에는 청차를 운남성에서 들여와 이른바 발수차(發水茶)로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여기서 발수차란 청차에 물을 뿌려 인공 속성으로 발효시킨 보이차를 일컫는 것이다.

이런 인공적인 속성발효차가 본래의 보이차의 품질과 커다란 격차를 보인다는 사실에 대해선 길게 부연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한데 일반적으로 청차나 청병은 흑차나 홍차와 완전히 구분하는 것이 상식에 속한다. 홍차는 완전발효차이고 흑차는 후발효차인데 비해서 청차는 이른바 반(半)발효차다.

 

중국차 가운데 대표적인 청차로 세 가지가 손꼽힌다. 첫째는 대만의 오룡차(烏龍茶)이고, 둘째는 복건안계(福建安溪)의 철관음(鐵觀音) 셋째는 무이산의 암차(岩茶)다. 이들 청차는 발효차이기 때문에 발효도가 50%의 차인양 여겨진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발효도가 낮은 것이 오히려 좋은 청차라고 평가 받는다.

 

대개 오룡차는 발효도가 50%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철관음만 하더라도 오룡차보다 발효도가 낮은 것을 장점으로 손꼽을 정도다. 심지어 무이암차는 삼홍칠록(三紅七綠)의 차라고 까지 불리고 있다.

30%가 발효된 것이고 70%가 녹차 상태로 만든 것이 무이암차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무이암차는 비록 '삼홍칠록'이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발효도에 있어서 매우 다양한 것이 하나의 특징이다.

 

암차에는 60%내지 70%의 발효도를 지닌 차가 있는데 이런 차는 명차 중의 명차로 손꼽힌다. 사실 오래된 암차는 진년보이차 못지않을뿐더러 값 또한 보이차보다 훨씬 비싸다.

 

무이암차나 오룡차 또는 철관음으로 대표되는 청차는 맛도 맛이려니와 향을 중시한다. 청차의 맛이나 향, 색깔은 차의 발효정도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차 만드는 사람의 장인기질이 가장 완벽하게 드러나는 것이 청차 제다법이라 일컬어지기도 한다.

제다 방법에 따라 청차는 거의 녹차에 가까울 정도의 낮은 발효차에서부터 완전 발효 직전의 상태에 이르는 차까지 만들어내는 커버리지를 지니고 있다.


 
가져온 곳: [보이차]  글쓴이: 보이차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