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차를 ‘우리고’, ‘내리고’, ’달이고‘, ’타고‘, ’끓이고‘

무설자 2024. 7. 2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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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40726

차를 우리고’, ‘내리고’, ’달이고‘, ’타고‘, ’끓이고

 

 

차를 우려 마신다는 말을 여러 가지로 쓰고 있다. ‘내린다’, ‘달인다’, ‘탄다’, ‘끓인다등으로 쓰고 있는데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의미만 전달되면 그만이라고 여기면 아무렇게나 쓰도 되겠지만 알맞은 말을 찾아 쓰면 좋겠다.

 

차의 종류에 따라 끓여 마시고, 타서 마시고, 우려 마시게 된다. 그런데 다려 마시는 차는 없는 것 같고 내려 마신다고 하는 표현은 어색한 것 같다. 차의 성분을 추출해서 약으로 마시기 위해서는 달여야 하겠지만 차 마시는 표현에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우선 끓이다는 물과 함께 차를 냄비 등에 넣어 일정 시간 동안 불로 가열해 내는 것이다. 끓여서 만드는 차는 유목민들이 마시는 수유차를 들 수 있겠다. 흑차를 끓여서 걸러내고 야크나 양의 젖과 버터 소금을 넣고 끓여서 만든다. 수유차는 끓여서 만드는 차이다.

 

그 다음으로 달이다는 차를 만드는 용어는 아닌 듯하다, 한약 등을 만들 때는 약재를 약탕기에 넣어서 센 불로 오랜 시간동안 끓이는 과정을 달인다고 한다. 달여서 마시는 차가 있을까?

 

타다가 있는데 가루차를 마실 때는 이 표현을 써야 맞을 것 같다. 분말 커피를 뜨거운 물에 타서 마시니 가루차는 같은 방법이지 않은가? 가루차는 말차인데 따뜻한 물에 타는 게 아니라 먼저 가루차를 넣고 따뜻한 물을 부어 저어서 만들지만 탄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 말차를 우려 마신다거나 끓여 마시지는 않으니 타 마시는 게 맞는 표현인 것 같다.

 

내리다는 어떤가? 표일배를 써서 차를 마시는 건 내린다고 하면 되겠다. 표일배에 차를 넣고 버튼을 누르면 찻물이 아래로 내려간다. 드립 커피도 내린다고 쓰는데 표일배로 차를 내는 것과 비슷한 형식으로 추출해서 마신다. 몰론 표일배도 차를 넣고 우려내는 시간이 필요하니 꼭 내린다고 쓸 필요는 없겠다.

 

마지막으로 우리다인데 사전의 정의로 보면 액체에 담가 그것의 맛이나 빛깔, 성분 따위가 배어 나오게 하다라고 되어 있다. 차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붓고 일정 시간이 지나 따른다. 이렇게 보면 차는 우려서 마신다고 하는 게 적합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차를 끓여 마실까? 아니면 타서, 달여서, 내려서 마신다는 등으로 여러 가지를 비교해 보니 아무래도 우려 마시는 게 어울리는 것 같다. “차 한 잔 우려 주세요.”. “차 좀 끓여 마실까요?”, “차 한 잔 타서 먹어볼까?”, “차 달여서 올릴까요?”, “차 한 잔 내려 먹을까?” 이 중에 어느 표현이 차를 만들어 마시는데 가장 어울릴까?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