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에세이 삶 이야기 1904
마음보다 몸
바쁘게 산다.
차가 있어서 바쁜데 길이 잘 나 있어서 더 바쁘다.
전화가 있어서 바쁜데 스마트폰이 5G 속도라서 더 바쁘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몸이 마음을 통제한다는 걸 실감한다.
마음은 뻔한데 몸이 말을 안 듣는다는 얘기가 그거다.
마음공부가 어쩌고 하지만 몸이 안 따라주면 아무리 부처님이라도 별 수 없다.
2017년 9월 22일,
우리 식구 넷이 식당에서 저녁을 맛있게 먹고 막바지에 사고를 당했다.
고정된 의자에서 불편한 자세로 나오다가 테이블 다리에 걸려 넘어진 것이다.
서 있는 자세에서 몸이 옆으로 넘어지면서 고관절이 골절 되어 버렸다.
일주일 뒤면 열흘의 황금연휴, 빼꼼한 날이 없었던 추석 앞의 바쁜 일정이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몸이 말을 안 들으면 아무리 중요한 일이라도 소용이 없지 않은가?
9월 25일 수술을 하고 연휴가 끝나는 10월9일에 퇴원을 했으니 일복 많은 사람은 병이 나도 연휴에....ㅋ
1019년 4월 19일 금요일,
1년7개월이 지나 골절된 뼈를 고정하기 위해 박아놓은 핀을 빼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 예후가 좋아서 고관절부위는 괜찮은데 척추 상태가 심상찮다.
타고나기도 약골이었지만 나이가 환갑을 앞두니 노인성 질환이라고 한다. ㅎㅎ
몸에 탈을 낼 일을 별로 안 해서 지금까지는 잘 버텨왔다.
그렇지만 퇴행성 질환은 스스로 운동 등으로 관리를 해야 하니 몸을 잘 챙겨야겠다.
마음 잘 다져 먹고 사는 건 어쩌면 내 마음대로지만 몸은 내 뜻을 따르지 않는다.
금요일 수술 받고 월요일에 퇴원을 하면 그날 오후에 강의를 맡은 게 있어서 쉬질 못한다.
마음은 늘 한가한데 몸은 사정을 봐 주지 않고 움직일 일이 생기니 어쩌나.
마음대로 움직이며 잘 지내려고 하면 이제부터는 마음보다 몸 관리가 우선이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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