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세상 이야기

봄볕에 이끌려 승학산에 오르니

무설자 2019. 1. 2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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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세상이야기 1810

봄볕에 이끌려 승학산에 오르니




승학산 산자락에 살다보니 마음만 먹으면 산에 들 수 있습니다.

아니 산에 살다보니 마음 먹는 걸 잊고 삽니다.

봄날 같이 포근한 주말,

거실에 드는 햇살을 바라보다가 마음을 먹었습니다.



오래된 아파트지만 정남향의 발코니에 드는 햇살은 명품입니다.

겨울에 집안으로 햇볕을 들일 수 있는 건 이제 선택이 되어버렸죠.

발코니가 없는 최신형 아파트는 이 혜택을 누릴 수 없지요.

 

봄 햇볕을 바라보다 그 속으로 들기로 했습니다.

보온병에 홍차 우려 담고 배 하나 베낭에 넣고 집을 나섭니다.

승학산이 뒷산이니 큰 복이지요. ㅎㅎ




십여 분을 오르니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섰는데 점퍼를 벗게 됩니다.

보온병에 담아간 홍차 한 잔,

혼자 나선 길이라 내 맘대로 쉬었다 갈 수 있습니다.



 

이 사진으로 보면 어느 첩첩산중에 든지 알겠습니다.

건천이라 계곡물은 없습니다.

하지만 겨울산이 보여주는 풍경만으로 산행재미는 충분합니다.



20분 정도 더 걸으면 정상인데 되돌아가기로 합니다.

목적지가 정상이 아니면 걷는 길이 항상 즐겁습니다.

위로만 향하는 길은 너무 바쁘고 숨가쁘기 마련이지요.


베낭에  넣어간  배를  깎아 먹으니 점심시간에 걸친 시간의 허기가 달래집니다.

배를 깎다가  배속을 여유 있게 남겨서 바위 에 올려두었습니다.

먹을 게 없는  겨울산에 동물 친구들이  혹시 먹으려나  싶어서 .... 



주변을 바라보며 걷다보니 양지녘에 벌써 쑥이 돋았네요.

배를 담아갔던 비닐봉지에 쑥을 뜯어 담았습니다.

싹이라서 한참 뜯어도 한 움큼도 안 됩니다.



우리 동네에 있는 복지관입니다.

제가 설계하고 감리했었지요.

지은지 십년이 넘었는데 새집 같습니다. ㅎㅎ



산에서 뜯어온 쑥이 요만큼입니다.

쑥을 뜯어온 이유가 있답니다.

혼자 먹어야 하는 점심의 중요한 식재료랍니다.

   



쑥을 데쳐서 우린 물은 쑥향이 들고 데친 쑥은 고명으로 올립니다.

어린 싹이라 살짝 데쳐야 아삭한 식감에 쌉스레한 향미를 즐길 수 있지요.

...면은 따로 삶아서 넣어야 국물이 깔끔 합니데이. ㅎㅎ

 

쑥을 넣어 끓인 라면맛이 어땠을까요?

셀프쉐프로 즐기는 혼밥은 늘 만족입니다.

다음주에는 아내에게 서비스 할 예정입니다. ㅎㅎ

 

주말 잘 보내셨지요?

    


무 설 자